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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42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평(서영희(서영처) 님, 이태수 님, 송찬호 님)

  • 작성자 : 신문방송국
  • 작성일 : 2022-12-19 14:19:00

● 제42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위원(서영희(서영처) 님, 이태수 님, 송찬호 님)


  서영희(서영처) 님(계명대 · Tabula Rasa College · 교수)

  2003 <문학/>으로 등단

  시집 <피아노 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


  이태수 님(시인)

  1974현대문학으로 등단시집 나를 찾아가다, 담박하게 정갈하게19

  시선집 먼 불빛, 유등 연지평론집 현실과 초월5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대구시문화상(문학수상. 매일신문 논설주간 등


  송찬호 님(시인)

  1987<우리 시대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분홍 나막신

  동시집 저녁별 』 『초록 토끼를 만났다』 『여우와 포도』 『신발 원정대』등


● 심사평


이번 응모작들을 읽으면서, 먼저 기대와 설레임이 컸다. 이 중에서 장차 한국시의 미래가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도 눈에 띄었지만, 아쉬운 작품도 적지 않았다. 전체를 아우르는 경향이라면, 사회적 발언보다 개인의 일상이나 내면 탐구에 시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고 시가 길고 산문화된 형식이 두드러져 보였다. 여러 차례의 논의 끝에, 소나」 「이팝나무 1」 「향기 나는 집, 3편을 최종 심의 대상에 올렸다.


소나는 우리가 말의 홍수와 정보의 바다 속에 살면서도 정작 자아는 고립되고 소통이 부재하는 현실을 예리하게 짚어낸 작품이다. 화자는 물속 같은 갑갑한 현실 속에서 어느덧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거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침내 가라앉을 만큼 다 가라앉은심연에 이른다. 거긴 물안경을 벗어도 되는 곳이고 입을 뻥긋거릴 때마다 피어나는 물방울이새로운 말로 태어나는 곳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세상과 불화하는 문제적 인간이 말을 매개로 소나처럼 새로운 세계를 탐문해 가면서 생의 긍정에 이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펼치고 있다.


이팝나무 1은 외할머니 죽음을 맞이하여, 삶과 죽음이 어떻게 분리되고 죽음이 어떻게 애도되고 기억되는지, 울고 있는 고양이와 하얗게 꽃 핀 이팝나무를 통해 보여준다. 절제된 언어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슬픔을 속으로 다독이지만, “단단한 이부자리의 귀퉁이에 붙은/까마귀들이 종을 울리며/ 햇볕을 향해 날아간다에 이르러, 임종의 순간 혹은 죽음의 비극성이 강렬한 이미지로 폭발하고 있다. 마지막 연, “아직 항아리가 따듯하다/고양이가 죽기 전까지/식지 않을 것이다의 문장도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오래 여운이 남는다.


누구나 향기 나는 집에서 살기를 바랄 것이다. ‘향기 나는행복이 넘쳐 흐르는의 다른 말이라면 말이다. 작품 향기 나는 집의 향기는 이와는 결이 또 다르다. 어린 시절 가난의 냄새와, 고단한 아버지의 땀 냄새와, 소리 지르는 주인아줌마의 젖은 머리 샴푸 냄새까지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본래 집은 향기가 아니더라도 음식 냄새 발 냄새 땀 냄새 변기 냄새 등 온갖 냄새가 들끓는 곳이다. 작품 향기 나는 집에서, 그 오래된 집 냄새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집이 가족이 탄생하고 생활이 발명되는 공간을 넘어, 이 작품에서처럼 한 시대의 삶을 이야기하는 서사의 주체로 등장한 게 새롭다. 또한 이 작품이 거느리고 있는 다채로운 말과 자유분방한 상상력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제법 긴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흐름이 흐트러지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은 것도, 이 응모자의 기량을 판단하기에 충분했다. 숙고 끝에 심사위원들은 향기 나는 집을 제42회 계명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자에게 축하의 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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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