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3.4℃
  • 구름많음강릉 12.4℃
  • 흐림서울 4.3℃
  • 흐림대전 6.1℃
  • 흐림대구 11.3℃
  • 흐림울산 12.9℃
  • 흐림광주 8.5℃
  • 흐림부산 13.5℃
  • 흐림고창 7.1℃
  • 흐림제주 10.6℃
  • 구름많음강화 1.6℃
  • 흐림보은 6.2℃
  • 흐림금산 6.8℃
  • 흐림강진군 8.8℃
  • 흐림경주시 12.2℃
  • 흐림거제 14.1℃
기상청 제공

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최진영 님, 황현진 님)

  • 작성자 : 신문방송국
  • 작성일 : 2021-12-03 16:44:08

●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최진영 님, 황현진 님)

- 심사위원

   김영찬 님(계명대 · 국어국문학 · 교수 / 평론가)

   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저서로 <비평극장의 유령들>, <근대의 불안과 모더니즘>, <비평의 우울>, <문학이 하는 일>역서로 <근대성의 젠더>(공역), <성관계는 없다>(공역)가 있다.


   최진영 님(작가)

   2006년 <실천문학소설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한겨레문학상신동엽문학상을 받았다출간한 소설로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끝나지 않는 노래>,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구의 증명>,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비상문>, <팽이>, <겨울방학>이 있다.


   황현진 님(작가)
   2011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 <두 번 사는 사람들>, <호재>, <달의 의지>, <부산 이후부터>, <해피엔딩 말고 다행한 엔딩>이 있다. 2021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 심사평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는 110명의 응모자가 소설을 보내주었습니다. 청년 세대의 빈곤과 불안, 상실과 이별, 일상에서 접하는 차별과 혐오와 폭력, 사랑,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낸 작품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팬데믹 현상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녹인 작품도 다수였습니다. 다채로운 작품을 따라 읽으며 사람들이 여전히 소설을 쓰고 읽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응모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전합니다. 

 예심을 거쳐 7편의 작품을 본심에 올렸습니다. 그 중 중점적으로 논의한 작품은 「엔딩 후에 남는 것이 있다면」, 「뼛값」, 「알 수 없지만」입니다. 

 「알 수 없지만」은 팬데믹 상황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고 연인과도 이별한 ‘나’의 하루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대학생이 실감하는 팬데믹 현상과 주거 환경 등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도 손쉬운 자기연민이나 우울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인물의 단단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사유와 스케치를 넘어서는, 글을 쓴 사람만의 새로운 시선과 세계관을 찾아볼 수 없는 점이 아쉽습니다.

 「엔딩 후에 남는 것이 있다면」은 ‘나’가 짧은 만남 뒤 잊고 있던 ‘영수’라는 인물의 부고를 듣고 떠올리는 기억의 편린을 다루는 소설입니다. 완전한 부재 이후에야 비로소 그 존재를 드러내는 ‘부재의 현현’이야말로 이 소설이 가닿고자 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누군가에 대한 뒤늦은 이해와 애도가 때로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긴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의미 있는 에피소드로 자기 삶의 서사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삶이란 모호한 엑스트라적 순간들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막연한 생각에 이 소설은 사로잡혀 있는 듯합니다. 이런 막연한 생각을 설득력 있게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는가 하는 지점에 이 소설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뼛값」은 “효도 해야지” “그래도 가족 아니냐” 같은 상투어로 채워진 뻔한 가족을 무덤덤하게 그러나 당연하지만은 않게 지켜보는 딸에 관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낡았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부계혈통중심주의, 남아선호사상, 성차별주의를 그런 말들의 무거움을 비껴서서 담담하고도 임팩트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 속 가족극은 분명 익숙하면서도 짐작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가족 신파극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나’의 체념이 소설 전체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나’의 마음은 분명 절망과 단념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만, 바로 이 체념에서부터 가족극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체념의 희망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세 작품을 두고 오랜 토론이 있었습니다. 「알 수 없지만」의 경우 앞으로 더 뻗어나가는 글을 쓸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어 다음을 기약해도 좋을 듯합니다. 「엔딩 후에 남는 것이 있다면」과 「뼛값」의 장단점은 극명하게 달랐습니다. 「엔딩 후에 남는 것이 있다면」의 단점은 「뼛값」의 장점이며 「뼛값」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엔딩 후에 남는 것이 있다면」에서 매력적인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서로 다른 결을 지녔지만 함께 읽을 때 더욱 새로워지는 두 작품을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네티즌 의견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248 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당선소감 - 아이(전혜린 연… 신문방송국 2021/12/03
247 제41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 심사평(백가흠 님, 임현… 신문방송국 2021/12/03
246 제41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당선소감 - 내 마을에서 나가… 신문방송국 2021/12/03
245 제41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 심사평(김중효 님, 이강백… 신문방송국 2021/12/03
244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가작(2) 수상소감 - 뼛값(신… 신문방송국 2021/12/03
243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가작(1) 수상소감 - 엔딩 후… 신문방송국 2021/12/03
* 제41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최진영… 신문방송국 2021/12/03
241 제41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당선소감 - 아기 엄마(김원호 우석… 신문방송국 2021/12/03
240 제41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평(서영희(서영처) 님, 신형… 신문방송국 2021/12/03
239 제40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 심사평(손정수 님, 손보미… 신문방송국 2020/09/21
238 제40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가작(2) - 녹슨 사냥개(박소… 신문방송국 2020/09/21
237 제40회 계명문학상 장르문학 부문 가작(1) - 전당포(송혜인… 신문방송국 2020/09/21
236 제40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 심사평(김중효 님, 이강백… 신문방송국 2020/09/21
235 제40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당선작 - 설렁탕 전(傳)(김은… 신문방송국 2020/09/21
234 제40회 계명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 심사평(김영찬 님, 전성태… 신문방송국 2020/09/21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