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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평(서영희(서영처) 님, 신형철 님, 송찬호 님)

  • 작성자 : 신문방송국
  • 작성일 : 2021-12-03 16:40:35

●  제41회 계명문학상 시 부문 - 심사평(서영희(서영처) 님, 신형철 님, 송찬호 님)

- 심사위원

  서영희(서영처) 님(계명대 · Tabula Rasa College · 교수)

   2003년 <문학/판>으로 등단했다. 시집 <피아노 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를, 산문집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노래의 시대>, <예배당 순례>를 출간했다. 현재 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이다.


  신형철 님(조선대 · 문예창작학 · 교수 / 문학평론가)

   1976년 출생하여 서울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5년 <문학동네>에 평론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몰락의 에티카>(2008), <느낌의 공동체>(2011), <정확한 사랑의 실험>(2014),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2018)을 출간했다.


  송찬호 (시인)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분홍 나막신>을, 동시집 <저녁별>, <초록 토끼를 만났다>, <여우와 포도>를 출간했다.



● 심사평
 인간은 안팎으로 찍어내는(press) 존재다. 외부가 안으로 찍힐 때 인상(im-pression)이라 하고, 내부가 밖으로 찍힐 때 표현(ex-pression)이라 한다. 회화의 역사에서 인상파(impressionism)와 표현주의(expressionism)라는 유파/사조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문학의 경우는, 적어도 시의 경우는, 더 양보해서 젊은 시인들의 경우는, 확실히 후자의 비중이 높다. 

 젊은 시인들은 표현하기 위해, 즉 내부에서 들끓는 무언가를 명료하게 만들기 위해 쓴다. 명료하게 만든다는 말은 중요한 말이다. 쉽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자기를 인식하기 위한 투쟁이 먼저이고, 그것에 문장을 부여하는 것은 나중이다. 그래야 시인의 표현 앞에서 독자도 자신의 한 부분이 명료해지는 인식적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응모작들은 놀랍도록 세련된 문장들을 구사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자기 명료화를 향한 고투의 산물로 보이기보다는, 내 안에 무언가 의미심장한 것이 있다고 독자를 현혹하는 분장으로 보일 때가 더 많았다. 표현은 분장이 아니다. 분장인 것들을 지워 나가서, 더는 지워지지 않는 얼굴에 도달하는 작업이다. 문장을 써 나가는 일이 무언가를 지워 나가는 일이 되는 역전이 시에는 있다. 

 25번 응모자의 「연남동 서정시」는 (특히 사랑에 대한) 앎과 모름 사이의 어떤 미묘한 경계, 혹은 그 경계를 감지하는 순간의 감정을, 연인들의 공간인 연남동의 풍경 속에서 탐문한다. 같은 응모자의 「철학 수업」에도 미묘한 경계가 있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인가 죽어가는 것인가, 살아가는 것이라고 답하는 것은 살고 싶다고 답하는 것과 같은가 다른가. 

 91번 응모자의 「뾰족한 곳」이나 「이름」은 문법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문장들로, 따라잡기 쉽지 않은 기묘한 발상을 밀고 나가는데, 기이하게도 그 속에서 자신의 어떤 생각을 명료하게 만들어 나가려는 자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경우다. 그러므로 이 제멋대로인 상상력은 단정하게 다듬어지지 않아야 되겠다. 

 73번 응모자의 「명랑」과 「잠수」에는 명료한, 명료해진 감정이 있다. 그것은 자기 인식을 위한 노력 덕분에 명료해진 감정일 것이다. 모르는 사람의 납골당 앞에서 울다 돌아오는 사람의 모습, 욕조 속에서 숨을 끝까지 참으면 죽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 감정을, 어떤 겸손한 진실함 속에서 전달해낸다. 

 당선작이 된 48번 응모자의 「아기 엄마」는 자신에게 주어질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의욕을 임신과 출산의 비유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데, 이런 분석 이전에 이미 읽는 이를 사로잡는 강렬함이 있다. 표현하고 있는 문장들이 표현되고 있는 감정과 빈틈없이 밀착돼 있다는 느낌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였다. 당선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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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