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수 태진아와 비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이 관심을 끌었다. 1월 24일 ‘비진아’는 뮤직뱅크(KBS2)에 출연해서 비의 ‘라송’을 불렀다. 비는 수트 차림으로 등장했고, 태진아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무대에 등장했다. 두 사람은 칼군무를 통한 호흡을 만들어냄으로써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후 태진아는 박명수와의 트로트 콜라보 공연을 했고, 아이돌 그룹 ‘엑소’에게도 콜라보를 제안할 정도로, 나름 자신의 새로운 전략으로 삼은 것처럼 보인다.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은 원래 함께 힘을 합쳐서 일한다는 의미의 ‘협업’이나 ‘협력’을 뜻하는 말이다. 예술 영역에서 공동작업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며, 근래 들어 마케팅 차원에서 다양한 상품의 판매전략에서 서로 다른 제품이나 브랜드 등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제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자주 사용된다. 아울러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서로 다른 개성의 참가자들이 서로 팀을 이루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평가하는 방식에서도 ‘콜라보레이션’이 언급되고 있다.기본적으로 콜라보레이션은 상호 보완을 목적으로 하는 측면에서 출발했다. 즉 비슷한 영역이나 분야에서 서로의 장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출범 가능 여부에 관한 시장조사를 했다. 1개 정도는 가능하다는 시장조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른 감이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추진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우선 이명박 정부는 방송 산업화 논리를 주장했다. 정부는 신방(신문-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인데다가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거론했다.업계 전문가들은 사업허가는 1개 아니면 2개사로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종편 1개가 유지되려면 연간 3000억 원이 필요하고. 1개를 허용하면 안정적, 2개는 불안한 유지는 되겠다는 것이었다. 급진적인 학자들은 방송 산업 관점에서 볼 때 종편 하나도 생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때 관련 국책연구원의 보고서가 고용창출 규모 등을 과장하고 통계를 조작한 점이 드러나자, 종편의 출범 목적은 ‘여론 다양성’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곧 모순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종편에 유력한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편 채널은 이미 신문 시장의 70%이상을 독과점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상파 3사의 방송 독점이 오히려 여론 다양성을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신방 겸영은 다양성 차원
최근 ‘힐링(healing)’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떠오르는 음악으로, 마음의 치유를 돕는 뉴에이지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60년대 서구에서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넘어 명상과 참선,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있는 뉴에이지 음악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에 소개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장르가 한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1. 뉴에이지 음악의 정의뉴에이지 음악(New Age Music)을 이해하기 위하여, 기존 서양적 가치관을 배제하고 사회·문화·종교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뉴에이지 운동(New Age Movement)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뉴에이지 운동이 동양철학이나 범신론적 종교사상과 관련되어 유일신을 부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기독교와 대치되는 종교적 성향의 음악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일부 대중음악이 지닌 자극적인 성격으로부터 탈피하여, 고전음악·현대음악·전자음악·월드뮤직·종교음악·포크·컨템퍼러리 재즈·프로그레시브 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새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리치료·스트레스 해소·명상에 도움을 주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연주의 음악, 풍부한
1. 문화재의 개념 숭례문 부실 복원 공사 때문에 문화재 전체의 부실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한 일이다. 차제에 개발과 고도성장의 뒷전에 밀려있던 문화재의 가치가 재정립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바람이다.문화재는 하나하나가 그것을 향유했던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산물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공산품들은 파손되거나 손상되면 새로 구입하거나 만들 수 있지만 문화재는 그렇지 않다. 한번 사라지면 원형은 물론 당시의 기능을 재현할 수 없는 것이 문화재이다. 그래서 재화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것이 문화재이다. 문화재는 크게 보면 세계인류, 작게 보면 한 민족의 공동체적 유산이요 뿌리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은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문화재”라고 정의하고 있다. 간단한 정의 같지만 뜯어보면 대단히 방대하고 다양한 유형을 가진 것이 문화재이다. 우선 사람이 만든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문화유산은 형태의 유무에 따라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로 나누어지고, 자연유산은 경관과 동식물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유형
‘1인가구’는 꽤 오래전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사회현상이다. 시골에서 도시로 공부하러 온 중·고교·대학생과 타지로 나온 직장인들의 자취생활은 1인가구의 전형이다. 대가족에서 핵가족화하면서 출가한 자녀와 떨어져 살다 배우자가 사망한 ‘독거노인’은 우리가 보듬어야할 부모의 외로움이다. 최근에는 국외 유학하는 자녀 곁으로 아내를 떠나보내는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가 부각되기도 했다. 늘 우린 잠재적인 1인가구였고, 또 그들을 보살펴야 할 주체였다.그럼에도 요즘들어 신문과 방송에 1인가구가 자주 오르내리는 이유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찾고 견고한 소비주체로 구축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 전략도 이제야 조금씩 틀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1인가구가 형성하는 경제 영역을 ‘솔로 이코노미’로 정의하지만 역시 우리 주변 일부였던 영역이었던 탓에 아직은 기업들의 주요 타깃으로까지 부상한 것 같지는 않다. 향후 1인가구가 우리 경제의 주류로 성장하겠지만 이들의 생활과 환경 등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상술에 휘둘리는 20∼30대 1인가구의 특성 외에도 전세대의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 등 어두운 면도 잘 보듬어
2013년 10월 29일 늦은 여덟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복합상영관. 15년 만에 재개봉하는 허진호감독의 장편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의 특별상영이 시작됐다. 상영이 끝나고 한 시간에 걸친 관객과의 대화, 또 한 시간동안 관객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허감독을 바라보며,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엔딩이 주는 감동이란 생각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동안 15년의 세월이 흐르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날 상영에선 영화의 초입부가 살짝 떨리며 지직거리는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필름영화를 보는 듯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선명한 화질과 깨끗한 사운드로 관객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모든 행사를 마친 허감독은 차를 마시며 “초반부도 그렇고 좀 더 보정을 마치면 개봉할 땐 아주 말끔한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얘기했다. 쥬세페 토르나토레감독의 영화 ‘시네마천국(1988)’을 보면 자전거에 필름이 담긴 통을 싣고 두 마을의 극장을 오가며 운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아주 옛날 어쩌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겠지만 몇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목격할
예전 우리나라 방송은 후발 주자였기에 다른 선진국에서 성공한 방송프로그램을 수입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한류의 영향력과 함께 우리의 방송프로그램을 수출하고 있다. 만약에 수입해도 이제 해외 방송콘텐츠를 그대로 방송하는 경우는 없고 모두 형식, 틀, 스타일에 구체적인 콘텐츠를 바꿔서 채우고 있다. 마찬가지로 수출하는 우리의 방송프로그램도 현지에서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이른바 방송 포맷방식의 부각이다. 방송프로그램의 모방, 도용이냐는 이러한 포맷의 표절을 말한다. 2001년 헝가리의 국제지적재산권보호 재판에서 승소하면서 함부로 외국 방송 프로의 포맷을 모방, 도용할 수 없게 됐다. 이후 방송 포맷은 유망한 방송 산업 영역으로 등장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해외 도입 사례는 물론 우리의 방송 프로그램 포맷의 수출 현황 그리고 과제와 대안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약 30~40여 포맷을 공식적으로 수입했고, 약 10여 개를 수출했으며 현재 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최근 프로그램 포맷 수입이 많아졌는데, 인기 예능 가운데 상당수는 수입 포맷이다
BSA (Business Software Alliance)와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서 연례적으로 조사 발표하는 “세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세계평균 42%에 밑도는 40%대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는, 해외 신흥국들의 시장의 성장에 따른 세계평균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평균인 27%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또한, 불법복제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피해액은 점차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 규모의 확대와 고가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증가가 큰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이 20%로 세계 최저치인 것에 반해 약 8조원이라는 세계최고의 피해액을 기록하여, 불법복제율과 피해규모의 상관관계를 반증하고 있다. 여전히 불법소프트웨어로 인한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정품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갈수록 시스템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며, 불법소프트웨
영화 가 극장에서 개봉된 지 이틀 만에 상영 중단을 맞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돌이켜 보면 2010년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침몰 사건은 우리 사회 전체의 트라우마가 되었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사상검증의 리트머스 역할을 해왔다. 이 사건이 북한의 무력도발에 의한 소행이며 “폭침”이라는 정부 발표를 100% 신뢰하고 추호의 의심 없이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는 합리와 이성을 떠나 즉각 신념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문제는 사상 검증의 리트머스로 환치돼 버린 것이다.지난 지방선거와 대선과정에서 벌어진 다양한 토론의 와중에서도 주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황당한 질문, “당신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합니까?”라는 말과 그에 대한 답변을 끈질기게 요구하던 사람들을 기억한다. 모름지기 토론이란 상대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가운데 어떤 논제에 대해 이성과 합리에 기초한 판단과 논박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리트머스는 모든 것을 한 방에 무력화시키는 마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현 정부의 장·차관 등 요직의 인사청문회에서도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낙마시키는데 있어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됐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예컨대 “나는 정
지상파 방송 3사의 보도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각계각층에서 줄을 잇고 있다. 특히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보도와 국정원의 작품이라고 추정되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보도를 비교해 보면 이런 불공정이 더욱 두드러진다. 탐사보도전문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내란 음모 사건’이 발생한 8월 28일을 기준으로 언론들의 국정원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그 중 지상파 방송 3사 메인 뉴스의 경우에는 내란 음모 사건 이전 8일 동안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모두 27건 보도했지만 이후 9월 4일까지 6일 동안에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내란 음모 사건은 무려 128건 보도했다. 보통 메인 뉴스의 하루 꼭지가 스포츠 뉴스와 날씨 등을 제외하고는 15건에서 20건 정도라는 사실로 추정해 보면 거의 전체 뉴스 시간을 내란 음모사건에 할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뉴스들이 뉴스가치가 많이 떨어졌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본격적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사실이 지속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김용판 전 청장의 2차 공판이 진행되
모든 것이 메말라가는 시대, 책과 음악만큼 우리의 위안이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노래를 고르고 소설을 살까? 자신의 취향과 기준을 분명히 하고 서평과 리뷰를 꼼꼼이 읽은 뒤에, “그래 이거야” 하며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다수의 선택,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의 순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이런 성향을 악용해 편법적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출판계의 책 사재기와 대중음악계의 음원 사재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우리 대중문화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1) 물 위로 올라온 사재기의 현실 지난 8월 7일 국내 대형 음악 기획사들이 ‘음원사재기’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해왔다. 어떤 조직적 세력이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특정한 노래의 듣기 횟수를 늘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요 순위가 크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폭로가 이어졌다. 음원 사재기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이고, 해외에 기반을 둔 불법 브로커 팀까지 개입되었다고 한다.이들은 음원 사이트에서 다수의 ID를 확보한 뒤 정액권을 구입, 특정곡을 다운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하는
#1. 7월31일 한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그리고 이내 전문가, 관객, 대중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어떤 이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영화의 내용을 연관해 칼럼을 썼고 어떤 이는 영화 속에서 묘파하고 있는 계급문제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내부의 계급 상황을 연계시키는 평론을 발표했다. 대중과 관객 반응은 엇갈렸지만 그 정도는 뜨거웠다. 영화 완성도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와 연관시키는 논의가 봇물을 이뤘다. 바로‘설국열차’다. #2.“지난 2013년 6월 13일 등에 방송된 ‘오로라공주’에서 불륜과 이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주된 내용으로 방송하면서 부부관계와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 저속한 표현 및 비속어 사용, 위장임신 등 비윤리적 내용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한 사실이 있습니다.” MBC가 8월2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자막으로 고지한 내용이다. 막장적 내용과 개연성 없는 캐릭터, 자극적 사건으로 점철된 일일극 ‘오로라 공주’가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TV와 영화, 두 매체의 요즘 풍경을 대표하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 영화는 8월 한달 동안 2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