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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김당, ‘공작 1, 2’

내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책 읽기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또한 그것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확장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일이다. 

 

흔히 간첩이라 불리는 스파이의 세계는 영화나 소설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같은 유명한 영화 시리즈를 통해 접해 온 것처럼, 스파이는 대개 액션 히어로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스파이를 소재로 하는 텍스트가 다양해지면서 소시민 생활인이나 좀 찌질하고 모자라는 캐릭터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대체로 흥미와 판타지의 소재로 스파이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그 세계를 오락적으로 소비할 뿐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 번 읽어볼 만하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실제로 활동한 우리나라 국가정보원 요원의 이야기이다. 단순한 스파이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북쪽에 접근하고 포섭되어 활동한 이중스파이의 이야기이다. 책 출간과 거의 동시에 상영된 같은 제목의 영화를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를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영화에서 다루지 않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필자가 영화를 보고도 책을 집어 들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북한의 최고 통치자를 직접 면담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둔 최고의 스파이가 오히려 이중간첩으로 체포되어 6년간의 옥살이를 하게 된 사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남한과 북한이 표면적으로 적대하면서 그 이면에서는 어떻게 협력하고 타협하는지 보여준다. 겉으로는 상대방을 비방하고 공격하면서 서로 이용하고 의존하는 남북관계의 속살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정치인이나 국가기관(심지어 정보기관)이 당파적 이익이나 사사로운 이해관계 때문에 국익에 해가 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 이야기도 알려 준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남북관계의 복잡성뿐만 아니라 분단체제가 초래하는 기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넓혀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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