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목격한 전과자 차종우(신하균)가 누명을 쓴 채 전 국민이 주목하는 도망자의 신세로 서울 도심 한복판을 질주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이끄는 힘은 신하균이 누명을 벗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영화 제목 그대로 끊임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에너지로 폭주기관차처럼 전진해나간다. 일정부분 컴퓨터 그래픽(CG)에 의존했겠지만 그래도 신하균의 연기는 아크로바틱 수준을 능가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거의 과 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별 이야기 없지만 신난다. 신하균의 첫 액션영화라고 하면 믿기지 않을 만큼 액션도 잘한다. 치밀하지 못할 수 있었던 몇몇 극중 상황도 신하균의 연기로 살려내고 있다. 항상 독특한 캐릭터를 개발해온 배우지만 우리나라에서 웃기면서 액션 되는 성룡 같은 분위기의 배우가 있다면 신하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조금 속물스럽지만 그래도 심성은 착한 형사반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김상호도 영화의 재미에 가속도를 붙이는데 한몫한다. 또 한명의 독특한 캐릭터는 유일한 주연급 여자배우인 조은지이다. 그녀는 열혈 기자로 나오는데 극중 그 어떤 남자배우하고도 얽히지 않는다. 어설픈 로맨스를 만들지 않
봄은 마음이 설레는 계절이다. 알싸한 봄기운이 사람의 체온을 살짝 높여주는 호르몬 작용 탓이다. 이 호르몬은 봄엔 여자에게, 가을엔 남자에게 더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예전에 꽤 오래 동안 남자 친구가 없었던 나에게 주위 사람들이 위로랍시고 봄엔 남자 친구를 사귀기 힘들다고 했다. 남자보다 더 많은 수의 여자들이 연애가 하고 싶어지는 봄엔 상대적으로 남자가 부족하다는 논리였다. 덧붙여 남자들이 외로움을 많이 타는 가을을 기다리라는 충고도 매년 잊지 않았다. 지금도 이 말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꽃이 지천으로 피고 밖으로 놀러가고 싶은데 아직 ‘연애의 온도’를 재볼 상대가 없다면, 한 편의 연애영화를 보며 따끈한 연애의 온도를 느껴 보는 것도 넘치는 호르몬에 대한 좋은 처방일 듯하다. 그래서 빤한 상술인줄 알면서도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연애를 소재로 한 알콩달콩 사랑이야기가 극장가를 어김없이 찾아온다. 작년 이맘때 을 보며 풋사랑의 시작을 공감한 관객이라면, 올해는 연애의 바닥까지 탈탈 털어 보여주는 를 권하고 싶다. 는 3년간 사내 연애를 하는 이동희(이민기)와 장영(김민희) 커플이 ‘우리 헤어져’한 뒤 더욱 뜨거워져 재결합했다가 다시 식어
살다보면 초능력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어린 시절 공부를 하지 않고 놀다가 시험 치기 전날 밤이 되서야 ‘선생님이 낸 문제가 제 눈에 보이게 해 주세요’하고 간절히 기도한 경험이 있다. 물론 내 기도는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영화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을 간접 체험하는데 요긴한 매체다. 영화 는 평범한 인간이 현실에서 지니기 힘든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한국영화에 끌어왔다. 맨날 사고만 치고 실적도 꼴지인 양춘동(김강우) 형사의 관할구역에서 여자 아이가 유괴 되고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양춘동은 거리에서 본 벽화가 사건의 현장과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림을 그린 김준(김범)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김준은 사람의 손을 잡거나 물체와 접촉하면 과거의 기억이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초능력자인 ‘사이코메트리’이지 범인은 아니다. 외롭게 숨어서 살고 있던 김준은 초능력이야말로 사람을 살리는 능력이라는 양춘동의 설득으로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발휘해 유괴범 잡기에 동참하게 된다. 내가 만약 시험 치기 전날 악수를 빙자해 선생님 손을 덥석 잡는 순간 출제된 시험지가 다 보이는 ‘사이코메트리’였다면 인생이 행복했을까. 그건 아니라고 영화는
활짝 핀 꽃은 곧 시들어버리고 꽉 찬 달은 이내 기울어진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세상 만물의 끝이 항상 또 다른 시작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예감하게 된다. 영화 는 한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새로운 세계(新世界)을 열어가려는 세 남자의 이야기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볼 만한 스펙터클을 제공하는 것은 세 남자의 연기이다. 황정민, 최민식, 이정재. 누구의 이름을 먼저 언급해야 할지 망설여질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남성 스타를 한 영화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대한 시각적 만찬을 제공받는 느낌이다. 때문에 ‘조폭영화’의 피할 수 없는 잔인성 때문에 선뜻 보기를 꺼려하는 관객들도 개성이 넘치는 세 남성의 아우라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여기에 , , 의 각본을 쓴 박정훈 감독의 영화답게 영화가 지닌 탄탄한 서사구조는 세 스타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골드문이라는 거대 조폭회사는 서열 1인자인 회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게 되자 새롭게 펼쳐질 세계의 1인자 자리를 놓고 서열 다툼의 각축장이 된다. 그 속에서 골드문 조직 2인자의 오른팔인 이자성(이정재)은 8년째 잠입경찰 생활을 하고 있다. 이자성은 폭력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