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특정한 환경적 조건에서 성장한다. 유복하지만 사랑이 결핍된 가정에서 성장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환경 속에서 세상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도 있고 무엇 하나 여유로울 것 없는 상황에서 세상을 원망할 수도 있다. 여하튼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왔고 서로 다른 조건 속에 서있다. 그럼에도 타인이 정한 잣대에 맞추어 세상을 보거나 자신의 경험만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화 공동체 간의 극단적인 대립은 이처럼 기존의 지식체계 혹은 특수한 경험만을 강조하여 문제를 판단하기 때문인 경우가 허다하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듯 반영한다. 아마 이 소설을 읽진 않았더라도 총 12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의 제목이나 ‘난쏘공’이란 말을 들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전체 내용은 ‘서울시 낙원구 행복동’이란 판자촌에 사는 난쟁이 가족의 행복하지 못한 삶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경제 계층과 문화 공동체를 대변하는 젊은 인물들의 생각·경험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된다. 각 인물의 층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교차시킨 몽타주 효과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말에 의지해 앎을 향한 의지를 불태웁니다. 그러면서 한 번쯤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의문을 가졌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절대적 진리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프랑스의 지식인 미셸 푸코는 ‘힘 혹은 권력’이 정의한 지식을 아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널리 알려진 그의 저서 ‘광기의 역사’나 ‘성의 역사’와 같은 책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푸코는 절대적인 진리를 찾기보다는 어떻게 특정한 시공간의 지식 커뮤니티가 진리를 정의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역사적으로 그러한 지식이 보편화됐는지를 그 탄생과정부터 추적해 우리를 둘러싼 앎과 지식체계의 속살을 벗겨냅니다. 이 매혹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위험한 지식인의 미발표 글이 ‘헤테로토피아’라는 제목으로 출판됐습니다. 권력과 지식, 그리고 공간에 대한 소고로 이뤄진 이 책은 푸코가 ‘다른 공간들에 관하여’라는 짧은 소논문에서 미완의 개념으로 남겨둔 헤테로토피아에 관한 단편적인 글과 언론 인터뷰를 묶은 것입니다. 여기서 푸코는 근대사회의 이상적 모델인 유토피아처럼 실재하는 모든 장소들에 깊숙이 관계하지만 유토피아적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