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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정기총회, 1백90여명 참석-20년째 정족수 미달로 무산

현실에 맞는 학생정기총회로 변신해야 성사 가능성 높다


지난 27일, 학생정기총회(이하 정총)가 정족수 미달로 20년째 무산됐다.

우리대학 규정집 총회 2장 10조에 정총은 재학생의 10% 이상이 참석해야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이번 정총에는 정족수 2천1백8명의 10%도 되지 않는 약 1백90명만 참석했다. 이로 인해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정총을 통해 부서별 연간 사업계획을 보고하고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었고, 오후 4시 12분경 김봉수(통상학·3)총대의원장이 정총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총학은 그동안 정총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보와 현수막, 우리대학 홈페이지, 총학생회, 각 단대 홈페이지, 비사광장 그리고 지난 3월 8일과 21일에 열린 Tea Time 등 여러 방법으로 홍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혜윤(문헌정보학·2)씨는 “학생의 대표인 총학이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정총은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무산되다니 행사 기획과 홍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정혜인(인문자율전공·1)씨는 “신입생 환영제 홍보 현수막에서 정총에 대한 글을 얼핏 봤지만 딱딱한 회의 같아서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은 20년째 정족수 미달로 정총이 무산되었는데 참석한 학생들은 정족수의 반에도 미치지 않는 숫자였다. 정총이 계속 무산된 데는 학생들이 학생자치기구 출범식 부대행사인 기성 방송국의 라디오 공개방송에만 관심을 가지고, 학생 최고의결기구인 정총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터무니없이 많은 정총의 정족수나 딱딱하고 지루해 보이는 행사에도 문제가 있다. 이는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전국대학의 총학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한양대의 경우, 정총이 무산되고 있는 타대학과 달리 지난 2004년 이후 3년 만에 정족수보다 2백여 명 더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정총이 성사됐다. 한양대 총학생회에서는 정총을 개최하기 위해 목표인원을 세우고, 정총 홍보 티셔츠를 팔기도 했다. 또한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난 축제 같은 정총을 만들기 위해 3부로 나눠 사전공연과 정총,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했다.

이처럼 정총 정족수를 낮추거나 학생들의 관심이 많은 행사와 정총을 연이어 개최하는 등 좀 더 현실적으로 정총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