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원 前실장 구속영장 기각
檢, 박 前차관 형 계좌 거액 뭉칫돈도 수사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7일 알선수재 혐의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구속했다.
그러나 같은 혐의를 받는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날 박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서울구치소로 가기 위해 이날 오후 11시4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온 박 전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이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 측으로부터 2006~2007년 인허가 청탁과 함께 1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차관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을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의 형 계좌에서 2007년부터 수시로 입금된 거액의 수상한 돈 흐름을 발견하고 돈의 출처와 성격 등을 조사하고 있다. 수상한 뭉칫돈의 규모는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계좌가 박 전 차관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흐름을 파악한뒤 필요하면 박 전 차관의 형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돈세탁'을 도운 의혹을 받는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에게도 지난 1일 소환을 통보하고 국외에 체류중인 그가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법원은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강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자진 귀국한뒤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점에 비춰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오전 법원에 나온 강 전 실장은 청탁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서 다 말씀드렸고 죄송하다"고 답하고 대가성 여부에 대해서는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박 전 차관과 강 전 실장에 대해 지난 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파이시티 측의 인허가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난달 30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