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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27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은희경 소설가

  • 작성자 : 계명대신문사
  • 작성일 : 2007-05-21 12:48:34

제27회 계명문화상 소설 부문 심사평입니다.

 

심사위원: 은희경 소설가

 

 

소설 심사평

 기성 작품들에 도전하는 젊고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응모작을 읽었다. 예심을 통과한 여섯 편의 작품 모두 젊은이다운 고민과 그것을 탐구하는 진지함이 담겨 있었다. 글쓰기나 문학에 대한 열망도 느껴졌다. 그러나 더욱 개성 있는 세계를 다뤄주었으면, 혹은 세상을 보는 균형잡힌 시각이 따라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시각이 있어야만 사소한 개인적 이야기도 설득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여섯 편의 작품은 대략 세 가지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1. 문학적 훈련이 되어 있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작품.
 ‘존재의 거리’ ‘그림자 놀이’
 2. 젊은이의 세계를 잘 포착하여 흥미롭게 표현한 소품.
 ‘유리와 로아’ ‘C’
 3. 기존 소설의 틀을 충실히 따른 습작품.
 ‘사막의 숲’ ‘파라노이악’
 이 중에서 ‘존재의 거리’를 망설임없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서술이 차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 끌고 나가는 구성력이 뛰어나다. 노동현장과 같은 다소 진부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 삶의 이면적 진실을 잘 들추어냈다. 건조한 문장과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인물 묘사가 호감을 주었다. 사연을 시시콜콜 늘어놓지 않고 과감한 생략과 상징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그려낸 것에서도 문학적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자 놀이’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임종 체험관이라는 독특한 상황을 설정하여 죽음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펼쳐보이는데, 죽음이 곧 삶에 대한 자각이 되는 아이러니를 흥미롭게 포착했다. 구성도 재미있고 마무리도 무난하다. 그러나 사유가 정리되지 않아 날것인 채로 드러난 부분이 자주 눈에 띈다. 필요 없는 수식이 많아서 소설을 산만하게 만들며 지나치게 묘사에 집착하다보니 문장이 오히려 모호해진다. 어색한 단어 사용도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유리와 로아’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과 불안의 목소리가 실감나게 전해져온다. 그러나 소설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어느 지점에서 객관적인 소설로 확장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C’는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영화나 만화처럼 감정 표현을 한 장면으로 만드는 솜씨가 있다. 하지만 소설은 작든 크든 삶의 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해 보여줘야 한다.
‘C’ ‘사막의 숲’ ‘파라노이악’ 모두 감상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이 큰 약점이다. ‘사막의 숲’은 잡념이 많은 소설이라고 할까, 불필요한 설명이 많다. 단편소설은 이유 없는 문장이 있어서는 안 될 만큼 치밀하고 간명한 장르이다. 또한 감정을 잘 정돈하여 객관화한 다음 글로 옮긴다는 점이 소설과 일기의 차이일 것이다. ‘파라노이악’ 역시 상투성과 감상, 지나친 설명이 걸림돌이 되었다. ‘글을 쓰는 자신’이 전면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읽는 동안 의문이 생기거나 거슬리는 점이 있으면 잡념이 끼어들어 속도감이 떨어진다. 또한 긴장이란 읽는 사람의 예상을 뒤엎을 때 생겨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수상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또한 나머지 5명의 작가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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