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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3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 심사평(장옥관 님)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3-05-21 23:49:43

 

 

●제33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 심사평(장옥관 님)

 

 

 

- 심사위원: 장옥관 시인

 

1987년《세계의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황금 연못』,『바퀴소리를 듣는다』,『하늘 우물』,『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와 동시집 『내 배꼽을 만져보았다』 등을 펴냈다. 현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심사평


좋은 시의 잣대를 어떻게 놓아야 할까. 문학적 입장에 따라 기준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사항은 크게 차이가 없으리라 본다. 여기에는 작품의 완성도나 표현력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겠으나 무엇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깊이가 요구된다. 달리 말하면 일상에 은폐된 삶의 진실을 발견하는 눈이 평가의 핵심이 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눈이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표현력을 지녔다 하더라도 속이 빈 공갈빵에 불과할 뿐이다. 투고된 500여 편의 작품을 예심 없이 전부 읽고 난 소감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위와 같은 기본적인 기율에서 벗어난 작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적인 감정 토로에 머문 작품을 비롯하여 상식 수준의 피상적인 인식을 보여주거나, 진지한 성찰과정 없이 손쉽게 반성에 이르는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작품들을 제외하고 일 차로 고른 투고자가 15명이었고, 이를 다시 걸러내니 모두 4명의 작품이 남았다. 「거미의 퍼즐놀이」(외 4편)와 「그냥 그렇다고」(외 2편), 「고장난 씨의 취업 활동 일지 1」(외 5편), 「손목을 읽는 밤」(외 2편) 등이 그것이다.


「손목을 읽는 밤」(외 2편)은 수사적 표현이 능숙해 오랜 숙련의 솜씨를 짐작케 했으나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을 준다. 이는 신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 전언이 충실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문제다. 「고장난 씨의 취업 활동 일지 1」(외 5편)은 투고작 중에서 가장 전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연작 형태로 구성된 시편들은 활달한 언어구사가 인상적이며 장면을 엮어가는 힘에서 야심찬 젊은 패기를 느끼게 한다. 비약적인 연상과 낯선 환상이 연출하는 시적 정황은 그 자체로 신선한 충격을 주나 파편적인 요소들을 하나로 꿸 수 있는 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결정적인 흠결이다.


「그냥 그렇다고」(외 2편)는 일견 산문적인 서술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내장하고 있는 감정의 농도와 체험의 진솔함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은 화려한 수사는 없지만 진정성을 담고 있는 게 장점이다. 자신이 살아낸 삶을 담보하지 않은 시를 좋은 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진실된 얼굴을 진지하게 마주하고자 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미덥다. 하지만 당선작으로 밀기에는 다소 소품이어서 망설이게 만들었다.

 

 「거미의 퍼즐놀이」(외 4편)는 같이 출품한 「다랑쉬의 봄 -제주 4.3에 즈음하여」에서 보듯이 사회적 문제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개발의 미명 아래 폐허가 된 삶의 터전을 애잔한 눈길로 둘러보고 있는 이 시는 발상이 우선 신선하다. 부서진 풍경을 거미줄의 퍼즐로 꿰맞춰 복원하려는 상상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멍든 사회적 현실에 섣불리 비판을 가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감각도 호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자칫 표현력에 매달리다 보면 현실을 읽는 눈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더욱 정진하여 큰 성취를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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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