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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문학상 작품보기

제33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2) - 고장난 씨의 취업 활동 일지1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3-05-21 23:44:12

 

●제33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2) 

 

고장난 씨의 취업 활동 일지1


김본부(한신대학교·문예창작학·4)

 

 

 

방을 심은 곳에서는 방이 나고
가지는 끝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방을 맺었어.
나는 색소폰 연주자와 사운드 엔지니어
그리고 조금 늦긴 했지만 데뷔하기 전에 은퇴해서 서운해 하는 것이 체질이 된 농구선수와 함께 있었어.
우리는 둥치에서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었어.
뿌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이 꼭 하나란 법은 없으니까.
나는 방 안을 떠다니는 먼지의 개수를 세는 집사와 마주치기도 했고
불 꺼진 빈 방이 보이면 쪽잠을 자다 나오기도 했어.
캣우먼과 길고양이의 피가 섞인 여자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방도 있었어.
나의 뿌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의 주인은 목사님이었어.
목사님이 핀 조명을 받으며 칠판에 필기를 하고 있었어.
나는 회의용 테이블 위에 앉았어.
테이블 위에는 누군가가 먹고 버려둔 과자 봉지와 음료수 캔.
내 강의를 들어줘서 고맙구나.
목사님은 테이블을 깨끗이 치워주시면서 남은 과자 몇 개를 내게 주었지.
뒤늦게 들어온 학생들은 목사님보다 말이 더 많았어.
저는 학점만 받으면 돼요.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여학생이 버릇없이 말했어.
나는 밖으로 나왔어. 이제 자리를 빛내줄 필요는 없었으니까.

노을이 지고 있었어.
내가 쪽잠을 자던 시간을 다 합치면 며칠이나 되지?
나는 색소폰 연주자와 사운드 엔지니어와
데뷔하기 전에 은퇴해서 서운해 하는 것이 체질이 된 농구선수가 들어간 뿌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의 주인은 누구일까.
나는 리프트를 타기로 했어.
리프트 안에는 과자 봉지와 음료수 캔이 널브러진 테이블이 그대로 있었어.
머리를 양 갈래로 딴 버릇없는 여학생이 내 옆에서 앉았어.
테이블을 어지럽히는 건 너의 소행이구나, 나는 속으로만 생각했어.
대학교는 어떤 곳이에요? 대학원은요?
가보면 알게 된단다.
교가를 불러주세요.
나는 교가를 흥얼거렸어.
머리를 양 갈래로 딴 버릇없는 여학생이 똑같은 노래를 안다고 했어.
나는 불편했어.
아무리 똑같아도 어딘가는 다르게 마련이잖아.
거기다 둘은 전혀 다른 건데.

 

 

 

●제33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가작(2) - 수상소감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계명문화상에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5년째입니다. 선배나 선생님들은 종종 신인상이나 신춘문예에 더 집중하라고 조언해주었지만 왜인지 저는 3월이 되면 몇 편 안 되는 작품을 계명문화상에 응모할지, 다른 잡지사 신인상에 응모할지 고민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계명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보니, 다행히도 좋은 선택을 한 것 같아서 기쁘고, 멋진 졸업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먼저는 제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어머니께도 감사합니다. 제 시의 요람을 만들어주신 안도현 교수님 감사합니다. 장르란 초식의 차이와 같다고 알려주신 이병천 교수님 감사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칭찬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곽병창 교수님 감사합니다. 시는 쓰는 게 아니라 옮기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신 이윤학 선생님 감사합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건 행복한 거라고 말씀하신 오진원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상웅 선배를 비롯한 시륜 동인들, 웹진 <문학돋는자리> 필진들, 그리고 구, 재홍, 정택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네요. 이런 자리를 빌어서라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기 때문에, 저는 아마도 계속 시를 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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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