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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어느덧 어른이 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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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물한 살. 수험생 시절 그토록 고대했던 새내기 캠퍼스 생활을 뒤로하고 온 세상에 만연한 전염병과 싸우며 얼떨결에 맞은 나이. 나를 비롯한 올해의 스물한 살들은 교실의 책걸상에서만 벗어났을 뿐 여전히 청소년과 성인의 경계에서 주춤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어른이 되어가야 할 스무 살을 집에서 흘려보냈으니 우리는 일 년 유예됐을 뿐 여전히 ‘스무 살’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해 춘삼월, 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무 경력도 없는 갓 스무 살이라 여러 번의 낙방은 각오했건만 운 좋게 처음으로 면접을 본 곳에서 나를 고용해주었다. 비록 아르바이트이지만 무언가 혼자 책임져야 할 위치가 되었다는 것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붕 뜨게 했고 그만큼 부담감도 막중했다. 처음에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막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고등학교 동창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힘듦을 격려하고 위로하다 보니 어느새 경력이 일 년 가까이 쌓인 아르바이트생이 되었다.

 

최근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친구들도 여럿 있다. 내 11년지기 친구는 일주일 전 음식점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하필 일을 배우러 간 첫 날에 비가 쏟아져 내가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갔다. 친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매장 안을 살펴보니 언뜻 친구의 모습을 보았다. 친구는 앞치마를 매고 상기된 표정으로 사장님의 말을 듣고 있었다. 친구도 이제 사회에서 직책을 맡은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울컥했다. 

 

이제 내 주변에는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더 드물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친구들도 많다. 영원히 청소년일 것 같았던 나와 내 동갑내기 친구들이 벌써 이렇게 커서 어른들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걸 하나 둘 해내는 것이 아직까지도 잘 믿기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었던 순간은 2020년 1월 1일이 아니라, 일을 처음 배우고 운전에 도전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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