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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3호 독자마당]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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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동안 얼어붙은 것은 날씨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핑계로 나 또한 게을렀다. 절필에 가까울 만큼 글이라곤 쓰지 않았다. 기껏 쓴 것이라고는 일기나 쪽글 정도였다. 한 때 마음 속에 들끓던 욕심들도 주춤했다. 새 학기에는 다른 자랑보다, 지적 허영을 좀 부려보고 싶다던 알량한 과시욕도 잠잠했다. 읽겠다고 다짐한 책들을 옆에 두고 뉘엿뉘엿 잠을 잤다. 산문집, 원론, 시집 등 책을 사 모으는 욕심은 늘었지만, 정작 그 책들을 몽땅 읽어내겠다는 다짐은 사그러든 것만 같았다.

이제는 처음 글을 쓰던 때보다 훨씬 쉽게 책 한 권을 살 수 있게 되었음에도 말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위에 해먹을 깔고 누워 많은 밤들을 의미 없이 보냈다. 나태엔 마땅한 치료법도 없어서. 이 나태는 어쩌면 자만에서 올라왔을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응당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만용이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깨쳐갔을 때의 마음을 되짚어 보았다. 낡은 책 한권을 제본이 떨어질 때까지 읽던 때가 떠올랐다. 카프카는 책이 우리 마음속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라고 말했다. 아집과 외로움으로 얼어붙어 있던 내 바다는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녹아내렸을까. 그리고 지금도 더 녹아내리고 있을까. 어쩌면 다시 얼어붙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 내면 속의 얼어붙은 바다를 내리 깨는 것은 책이지만, 그것을 녹이기 위해서는 결국 열정으로 들끓는 나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다시 겨울이 와도, 찬바람이 불어도 바다가 얼어붙지 않도록 비춰줄 태양을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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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수결주의·합리주의 정치모델과 국가행복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정체 또는 퇴행이라고 볼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의 징후가 많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 정체성이 없는 정당정치 등은 한국 정치의 낮은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 토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와 민주주의 절차의 핵심인 정당체제의 역할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기 위해 다수결주의와 합의주의 정치모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다수결주의는 말 그대로 다수의 뜻이 지배하는 정치원리를 의미한다. 이 원리는 다수를 점한 세력에게 정치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며, 일사분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결주의는 다수를 점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야당은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다수결주의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다수결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합의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정치원리라는 면에서는 다수결주의와 다를 바 없으나, 다수에 의한 지배를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