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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4호 독자마당] 자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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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악몽을 꿨다. 꿈에서 나는 항상 도망쳤다. 쏘는 사람, 찌르는 사람, 쫓는 사람은 항상 달랐다. 일어나면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다가 하루를 보냈다. 그날은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꿈은 번져 현실이 됐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나는 도망쳤고, 도망치면 누구든 미워해야만 했다. 잠이 미웠고, 사람이 미웠다. 나는 그래서 사람을 싫어했다. 

 

며칠 전 오래된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 우리는 오랜 시간 떠들었다. 풀어진 마음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 기억 속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 한 친구라서 그랬다. 어느새 친구는 잠에 들었다. 편안한 숨소리를 냈다. 밉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나도 같이 하고 싶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편안히 숨을 쉬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날은 내가 편안히 잠에 든 거의 유일한 때였다. 

 

요즘엔 만져지는 것들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글보단 책, 색보단 물감, 향보단 꽃, 관계보단 사람. 그냥 사람. 만져지는 것이 있다는 것이, 내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여기에 실존한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따라서 나는, 좋은 사람이 여전히 싫은 잠을 자겠다고 하면 두 눈 꼭 감고 같이 자겠다. 만져지는 손을 꼭 잡고 실존함에 안도하며, 한번 자보겠다. 그러면 수없이 배신당한 것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사람을 꿈꾼다. 그래서 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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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수결주의·합리주의 정치모델과 국가행복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정체 또는 퇴행이라고 볼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의 징후가 많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 정체성이 없는 정당정치 등은 한국 정치의 낮은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 토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와 민주주의 절차의 핵심인 정당체제의 역할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기 위해 다수결주의와 합의주의 정치모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다수결주의는 말 그대로 다수의 뜻이 지배하는 정치원리를 의미한다. 이 원리는 다수를 점한 세력에게 정치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며, 일사분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결주의는 다수를 점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야당은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다수결주의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다수결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합의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정치원리라는 면에서는 다수결주의와 다를 바 없으나, 다수에 의한 지배를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