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5.5℃
  • 맑음강릉 20.3℃
  • 구름조금서울 20.1℃
  • 맑음대전 21.4℃
  • 구름조금대구 21.0℃
  • 구름많음울산 21.0℃
  • 구름많음광주 21.5℃
  • 구름많음부산 20.8℃
  • 구름많음고창 23.2℃
  • 흐림제주 24.6℃
  • 구름많음강화 19.4℃
  • 맑음보은 18.8℃
  • 맑음금산 20.1℃
  • 구름많음강진군 20.1℃
  • 구름많음경주시 19.8℃
  • 흐림거제 19.3℃
기상청 제공

[1164호 독자마당] 자는 사람

URL복사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악몽을 꿨다. 꿈에서 나는 항상 도망쳤다. 쏘는 사람, 찌르는 사람, 쫓는 사람은 항상 달랐다. 일어나면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다가 하루를 보냈다. 그날은 아무 데도 가지 않았다. 사람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꿈은 번져 현실이 됐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나는 도망쳤고, 도망치면 누구든 미워해야만 했다. 잠이 미웠고, 사람이 미웠다. 나는 그래서 사람을 싫어했다. 

 

며칠 전 오래된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 우리는 오랜 시간 떠들었다. 풀어진 마음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 기억 속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함께 한 친구라서 그랬다. 어느새 친구는 잠에 들었다. 편안한 숨소리를 냈다. 밉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 나도 같이 하고 싶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편안히 숨을 쉬고,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날은 내가 편안히 잠에 든 거의 유일한 때였다. 

 

요즘엔 만져지는 것들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글보단 책, 색보단 물감, 향보단 꽃, 관계보단 사람. 그냥 사람. 만져지는 것이 있다는 것이, 내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게 여기에 실존한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따라서 나는, 좋은 사람이 여전히 싫은 잠을 자겠다고 하면 두 눈 꼭 감고 같이 자겠다. 만져지는 손을 꼭 잡고 실존함에 안도하며, 한번 자보겠다. 그러면 수없이 배신당한 것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사람을 꿈꾼다. 그래서 잠을 꿈꾼다. 

관련기사





[사설] 미디어 대한 맹신, 시민의 능동적 참여로 극복해야 미디어가 부모나 교사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한 지 오래다. 부모에 안겨 스마트폰 영상을 응시하는 아이의 눈길과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휴대폰으로 해결하려는 학생들의 손놀림을 보면 어쩌면 상상하는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이제 미디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의존하는 미디어는 세상에 대하여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우리를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이로 인해 이용하는 미디어 채널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특정한 방향으로 고정되고, 유사한 신념과 가치체계로 이어진다. 그래서 보수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인식은 보수적 생각으로 이어지고, 진보적인 사람은 자신과 유사한 성격의 매체 이용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사유의 편식은 더욱 강화되고, 자신이 이용하는 미디어가 현실이 되고 진리처럼 받들어진다. 하지만 미디어가 다루는 현실은 지속적으로 중재되고 가공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내용에는 미디어 조직의 이윤이나 정치 권력적 욕망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되고 주관적 해석과정이 관여한다. 동일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서도 매체마다 바라보는 대상이 다르고 설명이 차별적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