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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옆 학교에는 브라운아이드걸즈 왔데~”, “올해는 누가 온데?”…
5월 학생들의 관심사는 축제다. 그리고 현재 대학축제에서 인기 연예인 섭외는 피할 수 없는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객이 전도되어 버린 대학축제는 연예인의 공연장에 불과하다. 대학생들이 주최가 되어 문화적 흐름을 선도하기 보다는 ‘연예인 모시기’ 중심의 축제가 남긴 폐해는 크다. 얼마 전 서울대 축제가 열린 야외무대에서 원더걸스를 보려는 학생들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소녀시대, 쥬얼리 등 인기스타가 대거 무대에 선 연세대 축제의 경우 암표까지 나돌아 대학축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우리대학의 경우 오는 27일부터 3일간 성서캠 일대에서 ‘비사 대동제’가 진행된다. 총학생회 주최아래 ‘그녀를 찾아주세요’, ‘마술쇼’, ‘2박3일의 복불복 게임’, ‘요가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지만 학생들의 관심사는 섭외된 연예인에만 치우쳐 있다. 올해 초청된 MC스나이퍼, 아웃사이더, 오글리피쳐, 크라잉넛 등의 초청가수들과 작년에 초청되었던 아이비를 비교하며, 초정 연예인의 인기도에 따라 축제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학기 초 등록금 동결을 위해 논쟁하는 학생들이 인기 연예인섭외를 위한 고가의 섭외비에는 관대한 것 같아 아이러니하다. 더욱이 타대학의 초청가수를 부러워하고, 심지어 항의까지 일삼는 학생들의 모습은 대학축제의 주체를 의심하게 한다.

대학이라면 최소한의 아카데미즘과 스스로 참여의 주체가 되는 대동제의 성격을 동반해야 한다. 교내 동아리의 밴드공연은 외면하면서 연예인의 그림자만 쫓는 것은 참된 대학생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대학축제에 연예인의 화려함만 가득하고, 학생 아마추어의 열정이 배제되었다면 진정한 의미의 대학축제와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의 호응과 참여가 줄어드는 탓도 있겠지만, 스포트라이트를 연예인에 끌어 맞추기 보다는 대학의 주인인 학생이 주인으로 자리할 수 있는 축제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대학축제는 단순한 놀이이기 이전에 청년문화의 장이자 산실이다. 이런 의미를 가지는 대학축제가 창의성과 지성을 상실한 채 단순한 오락과 상업성에만 매달리고, 학생들이 단순한 쾌락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새로운 청년문화의 탄생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다가오는 ‘2008 비사 대동제’는 연예인 축제가 아닌 계명 가족을 위한 축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