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젊은이들 중 상당수가 ‘N포세대’와 ‘니트족’에 속해 있다. 하지만 이를 젊은이들의 나태함이나 유약함에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안일한 발상이다. 국가 차원에서 이 큰 문제를 입체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러나 젊은이가 출발선에서부터 좌절하고 낙담하여 첫걸음조차 떼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누워 버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리 몸은 겉으로 보이는 마음이자 우리가 사는 집이다. 몸에 우선순위를 두고 갈고 닦는 것이 마음을 관리하는 일이다. 운동하며 몸부터 만들라. 그런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영화 <백엔의 사랑>의 주인공, 서른두 살 이치코(안도 사쿠라 분)는 일본의 전형적인 ‘사토리 세대’다. 그녀는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부모님 집에 얹혀 폐인과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백엔 샵’에서 알바 일을 하던 그녀는 주변 권투 도장에 다니는 남자를 알게 된다. 어느 날 남자로부터 권투 경기 티켓을 받은 이치코는 죽일 듯 치열하게 경기를 펼친 선수들이 종료와 더불어 서로를 격려해 주는 모습에 감명받는다.
얼마 뒤, 생애 처음으로 독립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함께 일하던 중년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를 계기로 이치코는 권투 도장에서 운동을 하게 된다. 이때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권투 선수를 다시 만나며 그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이치코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그녀의 인생은 더는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때부터 그녀는 혹독한 훈련을 하며 대회에 나가고 싶어한다. 주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지만 그녀는 결국 링에 올라 첫 경기를 하게 된다. 그것은 스스로가 길어 올린 인생 최초의 목표였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패배였지만, 그녀는 자신이 이미 과거와는 다른 삶으로 넘어와 있음을 안다. 그러므로 다시는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초점의 부재’다. 언제,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 좋을지 자체를 모르는 것이다. 부모님의 울타리와 집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든 결정이 됐다. 초점을 찾기 위해서는 한 걸음 스스로 내디딜 몸과 마음의 의지라는 근육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내 의지로 몸을 이끌어 한 걸음을 떼는 순간이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첫 발자국이다. 이치코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도전하는 것은 밖으로 나와 움직이는 것에서 비롯된다. 세상과 맞서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인생의 나락과 커다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갈팡질팡하는 가운데에서 근육이 만들어지고 지혜도 생겨난다. 그러니 삶의 가장 강력한 처방전은 운동이다. 운동은 머리를 맑게 해주어 목표에 집중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