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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신문

[독자마당] 우리 부부는 계명 만학도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50세에 접어들어서 어느새 그 후반을 지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점에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50이란 나이가 지적 호기심의 충족을 위해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도록 등 떠밀었을까?

 

어쨌든 50세 여자인 나는 여름학기부터 경영학 박사과정 1학년에 출사표를 던졌다. 계명대학교 경영대학원 신입생으로서의 루틴이 이번 2021년 9월로 시작되었다. 평소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자기 암시만으로도 힘과 에너지가 넘치도록 충전된다. 하지만 신입생으로서 점차 느껴오는 이 감정이 설렘인지 두려움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복잡한 감정이다.

 

우리 남편도 그랬을까? 55세인 내 남편은 작년 계명대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하여 지금은 56세, 이제 졸업을 앞둔 4학년 말년이다. 남편은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학도라는 이름은 꿈을 퇴색시키기도 했고, 때론 디지털 문명 앞에 좌절하기도 여러 차례였다. 하지만 10번 무너지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11번 일어서는 남편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나는 격려와 위로 외엔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은 좌절 속에서 꿋꿋함과 대결하여 그 속에서 작은 성취감들을 맛보았다. 콩나물시루가 스쳐가는 물 속에서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는 대견함과 같이 남편 역시 혼자만의 고통 속에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 50이 되면 이런 느낌일까? 예전처럼 꿈 많고 아픈 청춘은 아니지만, 나의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잠재의식 속의 나 자신에게 ‘너는 이런 사람이야, 넌 멋진 사람이었어’라고 진짜 나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 철학자 강신주의 도서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에서처럼 딱 한 공기의 사랑으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나 역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남편을 응원했고, 이제는 내가 나를 응원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