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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담은 강정보 녹색길

강정보 역사 기행




 대구광역시 달성군에는 낙동강의 빼어난 경치와 조선시대 사육신에 얽힌 역사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강정보 녹색길이 마련되어있다. 강정보 녹색길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안내판을 따라가면 고요하게 흐르는 낙동강 물과 함께 총 19km에 달하는 여정을 떠날 수 있다. 강정보 녹색길부터 삼가헌에 이르기까지 가을의 끝자락인 지금,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며 잠깐이나마 쉬어갈 수 있는 힐링 여행을 떠나보자.


● 강정보 녹색길이란?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있는 강정보 녹색길은 육신사, 태고정, 삼가헌, 하목정과 같은 지역의 유적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길이며 달성습지와 강정고령보가 포함되어있다. 강정보 녹색길의 길이는 총 19.2km로 강정보에서 강정마을 입구까지 0.4km, 강정마을 입구에서 죽곡리 분기점까지 0.9km, 죽곡리 분기점에서 영벽정까지 3.5km, 영벽정에서 문양역까지 1.7km, 영벽정에서 하빈지구 수변공원까지 2.8km, 하빈지구에서 하목정까지 4.9km, 하목정에서 삼가헌까지 3.6km, 삼가헌에서 육신사까지 1.4km로 구간이 나뉘어 있다. 걸어가면 왕복 약 7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강정보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면 왕복 약 4시간 30분 정도로 단축된다.

 최경아(대구시청·녹색환경국 공원녹지과) 씨는 “강정보 녹색길은 2011년 행정안전부에서 공모한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에 선정돼 국비 15억을 지원받아 만든 길로써 강정보 뿐만 아니라 인근에 있는 육신사와 삼가헌까지 연결하는, 자연과 함께 걷는 길을 테마로 추진했다”고 녹색길이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 강정고령보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에 있는 강정고령보는 강정보라고도 한다. 강정이란 이름은 예전에 이곳 강 위에 있었던 정자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강정고령보(이하 강정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953.5m의 보로 낙동강을 따라 건설한 16개의 보 가운데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전망대와 친수시설 등은 가야금 12현을 본떠 디자인했으며 대구의 과학과 패션을 형상화해 이전의 역사와 앞으로의 발전상을 표현했다. 또한 강정보 한가운데에는 가야토기 모양을 띈 탄주대가 설치되어 있어 낙동강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디아크(The ARC)는 ‘물’을 주제로 관람객과 공간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도록 구성된 이른바 물 문화관이다. 지하 1층에는 전시 공간과 아트 갤러리가 있고, 1·2층에는 마련된 물을 테마로 한 거대한 서클영상 극장이, 3층에는 전망데크와 카페테리아가 있어 강정보 주변의 전망을 조망할 수 있다. 로비에는 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형태의 전시관이 있다. 강과 사람, 문학, 음악 등 예술과 함께 어우러지는 강의 이야기를 관람뿐만 아니라 체험도 가능하다. 서클영상 극장에서는 파노라마 아이맥스 영상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 서클 영상인 <생명의 탄생>, <문명의 비상>, <강의 교향곡>을 상영한다.


● 하목정

 달성군 하빈면 하산리에 위치한 하목정은 1995년 5월 12일 대구시유형문화재 제36호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이 1604년에 세운 정자인 하목정은 안채와 사당을 갖춘 사대부집 규모의 정자형 사랑채이다. 하목정이라는 정호는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잠깐 머물 때의 인연으로 나중에 이종문의 첫째 아들인 이지영에게 직접 써준 것이며, 낙동강이 정자 아래로 흘러가는 아침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따오기가 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지어진 이름이다. 사랑채로 사용하는 하목정은 특이하게 처마곡선이 부채 모양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되어있는 형태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 충효당

 달성군 하빈면 묘리 소재의 충효당은 인조 22년(1644년) 충정공 박팽년의 7대손인 금산군수 박숭고가 별당으로 건립한 것이다. 그 후 충효당으로 개칭하여 청년에게는 충과 효를 지도하고 예와 악, 궁도와 마술 등을 실습시키며 부녀자에게는 법도를 가르쳤다고 한다. 원래 이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2칸이었으나 1995년에 후손 박우순이 이곳으로 옮겨 돌출된 누마루를 부설하고 개축하였다.






● 육신사

 달성군 하빈면 묘리마을은 묘골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밖에서는 마을 전경이 보이지 않는 묘한 형태를 이루는 독특한 지형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묘리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사육신기념관이 있다. 사육신기념관에 대해 박팽년의 후손인 박우순 씨는 “사육신기념관은 지난 2010년에 정부의 관광개발사업 차원에서 개관한 기념관으로, 많지는 않지만 여러 유물들을 전시해 사육신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육신기념관을 지나 마을로 들어오면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죽음을 맞은 사육신인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를 기리고 모시는 육신사가 보인다. 육신사는 숭정사, 태고정, 도곡재, 육선생사적비, 충의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정문격인 외삼문으로 들어서면 사육신의 위패를 봉안한 숭정사가 나타나는데 사당 앞에는 6면에 각각 사육신의 행적을 기록해놓은 육선생사적비가 있다.

 육신사 문화관광해설사는 “박팽년의 둘째 며느리가 아들을 낳으면 죽임을 당하고 딸을 낳으면 노비가 될 상황 속에서, 아들인 박일산을 이곳 묘리마을에서 낳게 되었다. 몸종의 딸과 자신의 아들을 바꿔 결국 박팽년의 손자는 살아남았다. 박팽년의 후손들이 순천박씨의 집성촌인 묘리마을을 이뤘고 육신사를 세웠다”고 전했다.

 박우순 씨는 “약 4백50년 전 처음 사당을 지을 때는 충정공 박팽년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박팽년 선생만 제사를 지냈으나, 박팽년 선생의 5대손인 박계창 어른이 박팽년 선생의 제삿날에 박팽년 선생 외의 사육신이 함께 사당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꿈을 꾸고 ‘다른 분들은 제사지낼 후손이 없어 서성거리고 계신가’하는 생각에 그 뒤로 나머지 분들도 함께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매년 음력 9월 사육신들의 후손과 일반인들이 참석해 사육신을 위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도곡 박종우의 호를 따서 지어진 도곡재는 시도지정문화재 제32호로 처음에는 조선 정조 2년에 대사성인 서정공 박문현이 살림집으로 지은 건물이었으나 1800년에 와서는 도곡 박종우의 공부방으로 사용되었다. 박종우는 인조 때 달성십현의 한사람으로 문장·절의·덕행을 모두 겸비하였다고 한다. 도곡재를 보면 사랑채의 외형이나 안채의 외형이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확대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또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충의사가 있는데, 이는 박팽년의 부친인 박중림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1479년에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이 창건한 정자인 태고정은 보물 554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 중기의 정자인 태고정은 창건 당시에 박팽년의 종가에 붙어있는 별당 건물이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버려 일부만 남아있던 것을 1614년에 후손들이 중건했다. 태고정은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 먼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데 그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가구나 세부가공이 정교해 조선 전기 건축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 삼가헌

 육신사에서 차량이 다닐 수 없는 고개를 건너 논두렁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삼가헌을 볼 수 있다.

 삼가헌은 1809년에 박팽년의 12대손인 박광석이 묘골마을에서 파회마을으로 분가해서 지은 건물로 박팽년의 부친인 박성수가 1769년에 초가를 짓고 자신의 호를 따서 삼가헌이라 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 1874년에는 박광석의 손자인 박규현이 이 집의 좌측에 별당채인 하엽정과 연당을 건립했는데, ‘하엽정’이라는 이름은 안채와 사랑채를 지을 당시 많은 흙을 파낸 자리에 연꽃을 심어 연당으로 가꾸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삼가헌은 중요민속자료 제10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의 배치 형식을 살펴보면 조선 후기 양반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지금까지 강정보 녹색길과 주변 명소, 주변 유적의 역사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강정보 녹색길은 낙동강과 산간지역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길이며, 또한 박팽년 선생을 비롯한 사육신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번 가을에는 사육신의 충절을 엿볼 수 있는 고즈넉한 육신사와 강정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강정보 녹색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