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 게시글 '클릭→추가 생성'…감염 속도↑
경찰, 좀비PC로 디도스 공격여부와 범행 배후 추궁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서울 강남경찰서는 악성코드가 담긴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김모(20)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19'라는 제목의 악성코드가 깔린 글 3천500개를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올린 글에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할 수 있는 스크립트 명령이 담겨 있어 클릭만 해도 바로 감염돼 컴퓨터 작동이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클릭과 동시에 똑같은 제목의 글이 자동 생성되게 해 해당 게시물의 조회 수는 순식간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당시 이 글을 열어 봤다가 악성코드에 감염된 피해자가 사흘간 1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는 그동안 IP 추적을 피하려고 외국에 있는 프락시 서버를 통해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에서 숨어 지내던 김씨는 지난달 23일 입국하다가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순순히 시인하면서도 이른바 '좀비 PC'로 디도스 공격을 몇 차례 했는지, 공범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독학으로 해킹기술을 배웠고 좀비 PC 확보의 대가로 10만 원을 주겠다는 제의에 충남 공주시의 한 PC방에서 범행했다는 사실 말고는 입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은행 계좌에서 수천만 원이 입금된 정황을 발견,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뒤에서 범행을 사주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