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인 아들아이의 로망은 아빠가 되는 거다.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장바구니를 든 모습을 그리며 미소 짓곤 한다. 신기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그렇구나,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네?” 사회적 통념을 반영한 나의 말에 아들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경제적 자립이라는 말에 ‘안정적인 직장’과 ‘일정 수준의 소득’이 함축되어 있음을 알아들은 것이리라. 한국 사회는 저출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저출생 해결 대책과 방안들을 논의하고 제시하고 있다. ‘저출생 우생학 사회’는 이러한 우려와 대책과 방안들이 ‘출산을 개인의 선택으로 간주하는 오류’에서 출발했다고 비판한다. 한국 사회의 저출생 원인은, 개인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못 낳게 하기 때문이다. 즉, 한국 사회는 출산을 개인의 선택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구조적 우생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우생학이 ‘특정 집단의 생물학적 재생산을 직접적으로 통제’한다면, 구조적 우생학은 ‘사회구조를 통해 출산 가능성을 차등적으로 분배’한다. 이 책은 구조적 우생학이 한국 사회에 작동하고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은 냉전의 종식 직후 프랜시스 후쿠야마(Yoshihiro Francis Fukuyama)의 ‘역사의 종언’으로 대표되는 서방 세계의 낙관적인 주장들을 비판하고 세계정세의 변화를 해석하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문명의 충돌’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중심논지는 ‘탈냉전 시대에 사상 최초로 세계정치가 다극화·다문명화 되었으며, 문명 정체성이 탈냉전 세계에서 전개되는 결집, 분열, 갈등의 양상을 규정한다.’는 주장이다. 헌팅턴은 종교가 문명을 규정하는 핵심적 특성이라는 전제 하에 탈냉전 세계의 주요 문명을 중화 문명(중국 문명), 일본 문명, 힌두 문명, 이슬람 문명, 정교 문명, 서구 문명, 라틴아메리카 문명, 아프리카 문명으로 나눈다. 경제 성장에 힘입은 아시아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슬람이 서구 주도의 세계 질서에 대해 도전하게 됨에 따라, 서구 문명은 이슬람 문명 및 중화 문명과 충돌하게 될 것이라고 헌팅턴은 전망한다. 탈냉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의 원인을 상이한 문명 사이의 충돌로 보는 헌팅턴의 이러한 해석은, 한편으로는 경제적 갈등과 그에 따른 정치적 역학 관계를 간과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