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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로 세종시 주무르기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세종시를 놓고 속보이는 꼼수를 늘어놓고 있다. 멀쩡하게 진행중인 국책사업을 뜬금없이 변경한다고 떠들더니 상황이 바뀌면서 말 바꾸기가 거듭되고 있다. 앞날이 오리무중이라 이래저래 국민들만 헷갈린다. 물론 한번 결정된 사업이라도 국익에 도움이 될 분명한 근거가 있으면 변경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책사업의 당위성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상황변화가 있다거나 사업결정 당시에는 몰랐던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었을 때와 같은 경우이다.

그러나 작금의 세종시 기능변경 논란은 문제제기의 방식부터 떳떳하지 못했다. 총리지명을 받자마자 명확한 근거 없이 불쑥 세종시 사업은 효율성에 문제가 있으니 수정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국정의 중심에 있는 공인이 할 언행이 아니다. 사실 효율성에 문제가 있으니까 국토균형개발의 차원에서 세종시를 건설하고자 한 것 아닌가?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이 세종시를 감안하여 오송으로 결정되었고, 국제현상공모를 통하여 세종시의 이미지와 공간이 설계되어 이미 5조원 이상이 투입되어 공사 중에 있다. 그리고 세종시의 지위도 여야합의로 결정된 바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새삼 해묵은 효율성 타령을 하면서 행정부처 이전을 대폭 줄이자는 저의가 무엇인가?

총리내정자의 한마디에 정치권이 맛장구 치고, 이에 반대여론이 들끓자 청와대는 원안대로 한다면서 진화하는 척하고, 다시 대통령이 수정하는 게 역사에 죄를 짓지 않는 것이라고 하자 수정이 기정사실인양 하다가, 이에 다른 한쪽에서 ‘원안+알파’라는 주장이 나오고 재보선에 직면하면서 다시 원안대로 하는 게 원칙이라고 발뺌을 한다. 그러나 원안추진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이고 재보선이 끝났으니 다시 꺼내 놓을 것이라고들 한다. 짧은 기간에 변덕이 너무 심하다. 도대체 국민을 뭘로 보고 ‘아니면 말고’식의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내는지 개탄스럽다.

물론 누구든지 국가사업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힐 수 있다. 그러나 사업에 영향을 미칠 공인의 입장이라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세종시 건설사업의 수정이유를 사업결정 당시와 구분되는 명확하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합법적 절차를 거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진정 효율성이 문제라면 기존 세종시의 계획에다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여 국가균형발전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 낼 생각은 아예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