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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여! 가슴 속 먼지를 털고 일어나라!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배경으로 고풍스럽고 멋스러움을 한껏 뽐내던 우리 캠퍼스가 어느덧 만물의 소생과 더불어 생기 넘치는 캠퍼스로 변신하고 있다. 캠퍼스 여기저기에 아직 고등학생 테를 벗지 못한 새내기들의 풋풋함이 부럽기만 한 오늘이다. 겨우내 강의준비에 몰두했던 교수님들은 마치 굶주림에 먹이를 만난 하이에나처럼 날카롭다 못해 비장한 눈으로 강의실에 들어가고 있다.

봄 학기가 시작되었다. 겨우내 텅 비었던 강의실은 돌아온 주인들의 열기에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나무에 물오르듯 억누를 수 없는 계절의 질서를 느끼며 우리는 또 하나의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다. 웅크렸던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깊이 하여보자. 아직 차가움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청정한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쉬고 서서히 대지를 향해 쌓여있는 가슴속 먼지를 불어버리자. 창문을 활짝 열고 집 청소도 하고 책상정리도 해보자. 그래서 겨우내 쌓였던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 보자. 그러고 나서 따끈한 茶 한잔 끓여놓고 청결해진 책상에 조용히 앉아 마음에 쌓였던 티끌과 먼지를 하나씩 하나씩 털어보자. 그리고 깨끗하게 비워진 가슴바닥에 우리가 할 일을 순서대로 정성껏 가지런히 쌓아보자. 내 나름의 방식으로 대학생활의 설계도, 내 인생의 비전과 전략 등을 곳간에 양식을 쌓듯이 그렇게 해보자. 눈은 깊어지고 머리는 한없이 맑아질 것이다.
학생들이여! 아무도 오지 않은 이른 새벽에 학교 캠퍼스를 조용히 산책해보라. 한겨울엔 칠흑같이 어두웠던 시각인데 붉은 벽돌의 건물 사이로 둘러있는 안개가 여명을 재촉하며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을 보면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깨닫게 되고 내 모습이 한없는 축복임을 알게 될 것이다. 교정의 벤치에 앉아서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이번 학기 동안에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계획해보라. 그리고 여력이 있으면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생명의 운기가 맺혀있는 나뭇가지와 메말랐던 잡풀사이로 초록의 기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위의 소리 없는 변신을 느끼면서 내면의 나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나만의 삶이 아닌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워보라.

학생들이여! 이제 웅크렸던 어깨를 펴고 가슴을 열고 가슴바닥의 먼지를 털고 일어나라! 그리고 청결하게 정리된 나만의 책상에 앉아 나만을 위한 공부가 아닌 사회를 위한 세상을 위한 공부에 몰두해 보라!

담쟁이의 단풍이 교정을 매울 무렵, 세상이 그대를 주목할 것이고 결국 세상이 그대의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