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한국을 외국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는 '각국 교과서와 매체에 나타나는 한국 관련 서술의 변화'라는 부제가 표방하듯이 외부에 비친 한국상(像)을 구명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이번 대회가 고른 타자(他者)는 일본과 미국, 호주, 중국, 러시아, 독일의 6개국이다. 이들은 한국과 역사ㆍ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베르너 사세 한양대 석좌교수는 독일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을 분석한 결과, 역사교과서는 "한국 관련 내용은 매우 제한적이며 서술 분량 또한 그리 많지 않다"면서 그나마 "주로 1900년 이후 근현대사와 한국전쟁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중국이나 일본 중심의 시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독일 지리교과서에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관해 매우 상세한 서술이 이뤄지고 있어 독일이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1980년대 말까지 한국에 대한 서술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서술이 부족한 것을 "독일에서의 한국학 입지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파악한 것과 같은 진단은 호주 쪽에서도 제기됐다.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호주 정부가 다문화 강조 정책을 견지하고 있음에도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지원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이 결국은 호주 내 한국의 이미지 개선을 저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서 교수는 이런 현상이 "중국의 최근 고도 경제성장과 아시아 국가 중 경제대국인 일본의 국력, 그리고 그 두 나라와 호주와의 무역관계도 한 몫을 했지만 그밖에도 자국을 바로 알리기 위한 중국과 일본의 꾸준한 학습자료 개발 노력도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베르너 교수건 서 교수건 모두 한국 정부가 나서 각국의 한국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중국 산둥대 첸샹셩 교수는 최근 5년간 중국 매체에 나타난 한국 이미지를 ▲끊임없이 경제기적을 이루는 이웃국가 ▲승부욕과 국산품 의식이 강한 이웃국가 ▲문화적으로 친근한 이웃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첸 교수는 예컨대 신토불이로 대표하는 한국의 국산품 애용운동이 중국에서는 반감을 사기도 한 일이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음식, 유행 의류, 미용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된 현상이 일고 있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후쿠하라 유지 일본 시마네현립대 교수는 일본에서 제기된 독도에 관한 우익측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는 데 주력하면서 이 '독도/다케시마', 혹은 '다케시마/독도' 문제가 일본 교과서에서 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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