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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현대사진의 이해

고쿠보 아키라/김남진-눈빛-238쪽-1993년11월5일
정가 : 8,000원 <교보문고 품절>
책상태-11쪽 조금씩 밑줄 및 노트정리

아마 인터넷상에서 이 책을 구하려고 하면 이러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이 책만큼 어려운 현대사진을 친절히 다루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의 현대사진만 다룬다. 지은이 고쿠보 아키라는 1967년 30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낀 1980년대까지의 현대사진만 다룬다. 그러나 그 후에 전개되는 현대사진은 현대 미술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므로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사진이 접목 되어왔는지 혹은 왜 현대미술에는 사진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퍼즐의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쿠보 아키라는 현대사진의 맥락을 시대별, 계파별로 분류하면서 사진작가들의 작품들이 제작된 배경과 사진적 맥락을 사회, 문화적 상황 속에서 고찰하는 탁월한 식견을 보여 주고 있다. 현대사진의 문화, 역사적 배경을 언급하고 전망하고 해명하려는 데에 작가는 무게 중심을 두고 있으며 한편으로, 현대 사진가들의 작업을 통해서 사진의 구조를 해부하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의도이기도 하다.

청바지와 통기타, 히피와 반전으로 이미지화 되어 있는 60년대에 미국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작업들을 남겼는지, 사진과 미술의 경계선에서 태어난 개념사진은 무엇인지, 미국의 경우, 도시에서 지친 작가들이 지방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70년대의 유턴(U-turn) 현상이 사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현대미술과 사진은 어떤 형태로 이해되는지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이 책에서 발견 할 수 있다.

현대사진은 더 이상 사진의 범주에 머무를 수 없을 정도로 난해하다. 팝아트를 거치면서 현대 미술에 약방의 감초처럼 나타나기 시작한 현대사진의 현주소와 그 전방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 포스트 모던 시대의 탁월한 셀프 포츄레이트를 보여주고 있는 신디 셔만(Cindy Sherman)의 초창기 작품과 그 배경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작은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 외에 미술 분야에서 더 알려진, 멀티플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광고와 같이 헤드라인과 이미지가 레이아웃된 작품을 보여주는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등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달리는 열차 창문을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들처럼 상당히 많은 양의 사진과 그 탄생 배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편으로는 숨이 가쁠 지경이다. 분명, 일독으로 그칠 책이 절대 아님을 밝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