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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공학을 도입한 운동화의 과학상식

발을 보호한다는 단순한 기능에서 벗어난 신발의 도약 이야기


얼마 전 미국 유에스 오픈 테니스 시합에서 아시아의 영웅, 이형택이 멋진 포핸드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장면에서 비록 작은 체구이지만 충분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국가간 경쟁의식을 고취시키고 국민의 희망을 안겨주는 스포츠야말로 인간을 보다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끔 이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한 이러한 스포츠에는 반드시 기발한 신발 과학의 감성기술이 적용되어 있음을 우리는 쉽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일찍이 개발도상국의 역사 소용돌이 속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성장 주도형 수출 정책을 국가적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 오면서 섬유산업과 함께 신발산업이 경공업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사실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섬유산업을 이끈 도시가 대구라면 신발산업의 메카는 단연 부산이었다. 대한제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서 1920년부터 해방 전 1950년대까지 검정 고무신은 그 당시 자랑스러운 신발의 초기 현대 산물로 여겨졌었다.

해방 이후 1970년대 고무신에서 개선된 기술로 소위 포화 운동화라는 천(섬유)을 갑피 재료로 한 흰 운동화를 만들어 학생화로 거듭났으며 그 당시 월남전 참전에 따른 전투화 제작으로 국내 최초로 군화 제품을 수출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군사 정부의 국가 정책 차원에서 스포츠 강국으로 그 면모를 나타내게 된 1980년대 중반 드디어 세계 제 1위 신발 수출국의 입지를 당당히 자리매김한 경험도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형 행사인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한국의 위상도 높였지만 스포츠 용품 사업의 마케팅 분야에서도 탁월한 영향을 발휘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발의 재료는 단연 천연피혁과 합성피혁이다.

50~60년대 어려운 시기에 <말표>, <범표>, <기차표> 고무신을 신고 활보하던 세대가 기성세대라면 지금의 신세대는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르카프> 등의 고급 브랜드로 치장한 혁제 운동화를 선호한다. 이 모든 외국산 신발들은 우리나라의 기술자들이 직접 제작하여 ‘Made in Korea'로 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해 준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애석하게도 오이엠(OEM) 주문자 생산방식에 의한 제조방식 때문에 탁월한 한국의 신발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하였지만 부산은 아직도 신발 제조의 중심에 서서 주문자 생산방식을 탈바꿈하면서 신발의 과학화를 위한 연구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근래에 들어와서 발을 보호한다는 단순한 기능에서 벗어나 발의 건강을 고려한 착용감, 쾌적성 등 신발의 고부가 가치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능성이 요구된다. 특히 신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전천후 기후조건에 맞서서 발의 피로도가 줄어야 소비자들로부터 충분히 선택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발이 아프면 걸어 다니기에 어렵고 아울러 몸을 제대로 지탱해주지 못한다. 때문에 결국 신체 구조가 조금씩 변하면서 이로 인하여 여러 가지 질병의 근원이 되는 만큼 발은 제 2의 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체 부위에 속한다.

발의 구조에 대하여 생체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발은 인간의 몸 전체의 1/4에 해당되는 52개의 뼈와 60개의 골절, 241개의 근육을 비롯한 수많은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인들은 보통 하루에 바깥에서 활동하면서 하부 구조인 발에 약 700톤(몸무게 70Kg, 1만보 기준)의 부담을 항상 주고 있으며 인간이 생명을 다 할 때까지 평생 걷는 걸음걸이는 대략 300만보로 지구 4바퀴 반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과학적인 통계치로 받아들일 수 있다.

결국 신발이 추구하는 기능성이란 인간이 걸을 때 느끼는 안락함, 편안함, 그리고 신은 후의 착화감을 보장하고자 경량성, 충격 흡수성, 굴곡성, 내구성, 방수성, 내한성 등 복합적인 다기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스포츠 과학을 통한 경기력 향상에 관한 연구는 최근 들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연구되고 있은 데 예를 들면 물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특수 상어 모양의 비늘 수영복, 점프력과 착지력을 개선시켜 주는 뒷꿈치 에어 펌프가 부착된 농구화, 수비형 ·공격형에 알맞게 신발바닥에 박힌 봉의 위치 및 숫자 차이를 가진 축구화, 잔디 위에서 안정된 자세로 그린을 곧장 공략할 수 있는 골프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물방울은 차단하고 발의 땀은 바깥으로 쉽게 배출되게 방·발수 처리된 등산화, 절벽을 오를 때 바위에 쉽게 달라붙을 수 있도록 제작된 빙벽화, 달릴 때 아무런 무게감을 느끼지 않게 가벼운 소재를 선택하여 제조된 조깅화, 2시간 이상 장기간 달리면서 발의 온도를 낮추고 습도에 노출되더라도 착화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된 마라톤화, 바닷가 보트 또는 요트를 즐기거나 스키를 탈 때 물과의 접촉을 고려한 아쿠아 슈즈(Aqua shoes) 등 특수한 기능성을 가미한 신발들이 연구되고 있다.

기능성 신발의 한 예로 3년 전 독일 스포츠 용품 업체 아디다스사가 디지털 인공지능이 장착된 첨단 운동화를 시판하여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가격은 대략 3, 40만 원 선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특수 기능의 기본은 신발 뒷축에 특수 장착된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한 것인데 운동 시 신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의 압력을 센서가 감지하면 프로세서 칩이 작동하여 신발의 끈과 동작의 단계적인 큐션성을 조절해 주는 장치이다.

신발의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기능성은 각양각색이다. 보통 일반인과 과격한 활동을 하는 운동선수간의 역동적인 상황에 따라 족압의 변화나 착화 온도, 격렬한 동작의 방향 등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하여 연구·개발하여 이에 적합한 소재와 기능성을 부여해 인체 공학적인 스포츠의 과학화에 다가가고 있다. 신발에 관한 인체공학적 접목은 날로 중요한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앞으로 인간의 안전과 효율성, 편리성을 추구하기 위한 생리적, 심리적 기능을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점검하여 이를 상품화 하기위해 매진하고 있다.

신발에 대한 감성공학은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시대적 사명에 따라 최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신체의 체형과 체격에 알맞은 조건 제시, 인체 활동상 생리현상의 감지 기능, 사회 문화·심리에 조화로운 심리 상태 등 감각적이고 품질적인 측면에서 착용자의 모든 활동성 자료가 고려되어야 세계적인 명품 신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감성제품을 위한 신발 연구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항상 움직임에 대처하는 능동적인 소재선택과 제품설계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제 우리는 흔히 ‘스포츠는 과학이다’ 라는 표현을 무심결에 내뱉곤 한다. 모든 스포츠는 세계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고 국가 위상을 알리는 최고의 홍보사업이며 총체적 선진 과학의 극치이다. 특히 오늘날 국가발전방안의 일환으로 국제적인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 전략은 선진국형 국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스포츠 용품의 연구 개발을 통한 획기적인 매출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브랜드 인지도를 보다 포괄적으로 언론매체를 통하여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나아가 국가 미래형 산업의 발전을 위한 인체공학적 감성과학, 생리적 심리과학을 도입한 스포츠 과학 산업의 노하우를 점진적으로 쌓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다가오는 2008년, 전 세계인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베이징 올림픽의 경기력 향상을 통하여 다양한 융합기술과의 접목을 통하여 신발의 스포츠 과학화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뛰어난 경기력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더군다나 향후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유치하는 입장에서 한국 스포츠 과학의 감성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점차 일깨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