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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어리고 산은 웅장했다

'앙리 4세'

도서명 : 앙리 4세
출판사 : 미래M&B
저자명 : 하인리히 만‘소년은 어리고 산은 웅장했다.’란 힘차고 간결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 전반부의 배경은 유럽 역사에서 아주 유명한 ‘성 바르톨로뮤 밤의 대학살’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의 왕과 그 어머니인 카타리나는 구교 연맹과 결탁하여 카타리나의 딸 마고와 나바르의 왕 앙리의 결혼식을 계획한다.
초대된 앙리의 추종자들인 신교도들은 루브르 궁에서 와인에 취하고 모두 살해된다. 추종자들을 모두 잃고 어렵게 목숨을 부지한 앙리는 구교로 개종하고 궁중의 광대처럼 지내며 프랑스의 발루아 왕가가 그를 무해한 인간으로 여기게 될 때까지 기다린다.
마침내 탈출하여 나바르로 돌아와 주변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앙리는 카타리나의 마지막 남은 아들이 죽기 전에 자신을 프랑스 왕위 후계자로 지명하게 만든다.
앙리가 왕이 되어 부르봉 왕가의 시대를 열었지만 구교연맹은 앙리보다 강하여 힘겨운 전쟁은 계속된다. 신교도로 태어나 누구보다도 구교도로부터 받은 박해가 심하며 어머니로부터 신교를 목숨으로 수호하도록 교육받은 앙리는 그러나 자신의 경험의 세계를 넘어서서 시야를 보다 높은 곳에 둔다.
종교적인 열정을 가장하고 다른 이를 살해하는 자들의 이면에서 인간의 권력과 물질에 대한 욕심을 발견한다. 구교도를 포용하고, 훗날 앙리는 “낭트칙령”을 발표하여 유럽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비로소 신교도와 구교도 들은 상대방의 종교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게 된다.
한국사회가 가지는 다양한 대립구도에서 으뜸은 역시 좌우 혹은 남북의 대립구도이다. 미국은 최후의 순간의 구원자인가 혹은 한반도 분단구도 고착의 주범이며 물리쳐야 할 외세인가? 현재 평택 대추리에서는 후자의 시각과 현 정부 사이에서 작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용적이다. 우리에게 북한은 가난하고 위협적이지만 헤어질 수 없는 형제다. 미국은 아직도 강하며 경제교류가 활발하고 우리와 가치체계를 공유하나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웃이다. 강한 이웃과 가난한 형제의 사이가 나쁘다고 하여 둘 사이에서 선택을 하거나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머무르는 것은 어리석다.
앙리의 업적은 대립관계의 그 피안을 볼 뿐만 아니라 추종자들과 이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능하였다.
그러한 혜안이 부족한 노무현정부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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