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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신문

[계명人] 2023 경향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 신보라 씨

“소통의 부재와 인간의 불균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리학교의 신보라(일반대학원·문예창작학·박사과정) 씨가  2023 경향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이번 당선을 통해 신보라 씨는 당당히 소설가로 등단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당선작의 제목인 ‘휠얼라이먼트’는 차량 전체의 균형을 잡는 정비작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신춘문예 당선 소감에서 신보라 씨는 사람들이 함부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계명대신문은 그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당선작 ‘휠얼라이먼트’는 어떤 소설인가

간단히 말하면, 결점이 있는 세 사람이 ‘일단은’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균형과 불균형을 삶 혹은 관계들에 비유한 글인데요. 어느 관계나 혹은 사람이라면 작은 부분이라도 각자의 결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각자의 상처나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모른 채로 그냥 살아갈 수도 있겠죠. 살아가는 것은 그렇게 기울어진 채로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균형을 이루고 싶어 하지만 이룰 수 없는 현대사회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 왜 하필 균형과 불균형이었는지

물론 많은 주제가 있어요. 하지만 처음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결점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 그런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등단 작가가 된 소감은

사실 ‘운이 좋았다’ 외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이번 신춘문예에 투고하신 모든 분이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계세요. 그런데도 제가 당선된 것은 제 글이 심사위원분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운이 좋았단 말이 제일 맞는 것 같습니다.

 

● 등장인물이 흔하면서도 독특한데 모티브가 있는가

특별한 모티브는 없어요. 평소 산책하면서 간판을 보곤 하는데 어느 날은 버려진 트럭을 보게 됐어요. 이 글의 시작은 그걸 보고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에요. 그 이미지를 자꾸 떠올리다 보니 글 속 ‘나’라는 인물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어요.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사실 처음엔 ‘짧은 카피 스타일의 글을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1학년 때 수업을 들으면서 자연스레 여러 작품을 접하다 보니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 글쓰기가 힘들어질 때 본인만의 노하우는

이건 정말 한 가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초고는 빨리 쓰는데 퇴고 기간이 긴 편이에요. 이번 소설은 재작년 여름쯤부터 써서 지난해 겨울에 끝냈으니 조금 빨리 끝난 편이네요. 그렇게 글을 쓰면서 힘이 들 땐 다른 분들의 글을 읽어요. 그러면 ‘아 인물을 저렇게도 사용할 수 있구나’하고 주제나 인물에 대한 기법을 많이 배우게 되어서 그렇게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함부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편하게 손이 가고 읽다 보면 위로를 받는 소설인 것 같아요. 아마 진심으로 쓴 글이라면 모든 글이 그럴 텐데,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면을 보고 인물과 상황을 통해서 위로를 받거나 작품을 읽고 나서 나만의 생각을 할 수 있는 소설들 전부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신보라 소설가의 차기작은 무엇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번 데뷔작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평소 소통의 부재나 인간의 불균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단은 살아보기’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는데 데뷔작과 동일하게 차기작에도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하네요. 죽고 싶지만 죽지 못하고, 잘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하고, 상처받고 싶지 않지만 상처받는 순간들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찌 됐든 버텨야 해요.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쓰고 싶습니다.





[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