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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리얼리즘: 김금희론’으로 창비신인평론상 수상한 임정균 씨

감정자본주의 시대…상품화된 인간 감정에 대한 탐구

 

지난 7월 31일, 임정균(일반대학원·문예창작학·박사과정) 씨가 ‘2019 창비신인문학상’에서 창비신인평론상을 수상했다. 임정균 씨가 쓴 ‘마음의 리얼리즘: 김금희론’은 감정의 폐기를 종용하는 우리 시대의 감정적 현실을 투시하여 김금희 작가의 작품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임정균 씨를 만나 수상 소감과 함께 평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창비신인평론상’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소감이라고 하니까 거창한데요. 원래 저는 소설가가 꿈입니다. 평론은 대학원에 진학하며 소설을 보다 잘 읽고 잘 쓰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부터 꾸준히 신춘문예에 투고한 것이 잘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웃음) 저와 함께 꾸준히 노력해온 다른 동기들도 앞으로 좋은 결과를 얻으면 더욱 기쁘겠습니다.

 

Q. 이번 평론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에 대한 평론인데요. 김금희 작가는 소설 안에서 자신을 ‘감정의 기록자’라고 칭하며 인물들의 내면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설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지만, 김금희 작가의 소설은 인물들이 감정자본주의 시대에서 감정을 배우는 과정과 관점이 남들과는 달랐습니다. 예를 들면, 소설에 등장하는 한 소녀가 감정을 배우는 방법이 조금 특이해요. 소녀는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빗대어 ‘연민’이라는 감정을 습득합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복합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이것이 제가 김금희 작가의 소설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 ‘감정 노동’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감정 노동이라는 말 자체에는 부정적인 어감이 있는 것 같아요. 노동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상품이 되어 있듯이, 감정 또한 상품이 되어있다는 거죠. 인간의 감정이 사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고 이 부분을 제가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쓴 평론이기도 합니다.

 

Q. 글을 쓰며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글을 쓰는 건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제일 어려운 점은 제가 쓴 글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에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쓰는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힐까,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을까, 내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기 검열을 많이 하게 돼요. 신춘문예를 비롯한 여러 공모전에 투고하기 전 혼자서 쓰던 글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투고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면서부터는 심사위원들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생각 때문에 첫 문장을 떼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Q. 작가를 꿈꾸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저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항상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면 매번 ‘해님 달님’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저는 그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어머니가 그 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이야기의 소재는 똑같았지만 매번 내용은 달랐어요. 어떤 날에는 엄마가 떡을 팔고 고개를 넘어가다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이야기를 길게 해주시고, 어떤 날에는 해님과 달님이 호랑이를 속이고 동아줄을 타고 가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어머니가 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집중하는 대목과 디테일이 달랐던 거죠. 그래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해주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듣고 쓰는 것에 흥미가 생기고 작가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Q. 평론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시, 소설, 평론을 놓고 보았을 때 평론이 제일 매력이 없어요.(웃음) 대부분의 사람들도 시나 소설은 예술이고 평론은 예술작품에 기대어 쓰기 때문에 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저도 사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나 소설을 주로 썼습니다. 소설을 쓰고 나면 어떨 때는 후련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슬프기도 했어요. 이처럼 글을 쓰는 과정에서 받게 되는 감정적 영향을 저는 좋아합니다. 대학원에 들어온 후, 평론을 공부하고 쓰기 시작하면서 평론은 작품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내용을 표현해낼 수 있는 또 다른 창작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평론을 처음 썼을 때는 소설을 쓰는 것과 같이 마음이 뭉클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Q.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원래의 꿈은 소설가이기 때문에 소설을 계속 열심히 읽고 쓰고 싶습니다. 또 학창시절부터 문학작품을 읽고 감상이나 평을 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평론도 꾸준히 쓰고 싶어요. 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었을 때와 같이 소설과 평론을 병행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제 삶이 크게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고, 지금과 같은 생활이 쭉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