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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다큐멘터리 '바라카(Baraka)'

위대한 침묵의 다큐멘터리 ‘바라카(Baraka), 1992’

오늘날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는 영화는 현대 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대중매체 중 하나입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한편을 소개 하려고 합니다.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는 1992년 미국출신의 론 프릭크(Ron Fricke) 감독의 ‘바라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바라카’는 아랍어로 ‘신의 은총’ 또는 ‘삶의 본질’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대한 침묵의 다큐멘터리라고도 불리는 ‘바라카’는 인간의 다양성과 환경으로부터의 영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14개월 동안 탄자니아, 중국, 브라질, 일본, 네팔, 미국 그리고 인도 등 6대륙 24개국을 촬영한 96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바라카’는 단지 영상과 배경음악만 있을 뿐, 어떠한 대사나 내레이션이 없는 비서사적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세상이 ‘어디서’ 존재하는지가 아닌 ‘무엇이 있는지’를 강조하며 세상을 보여 줍니다. 영화의 시작은 아침, 태초의 인간이 살았을 법한 자연 경관, 그리고 화산, 폭포, 숲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여 줍니다. 수 백 명의 승려가 원숭이 성가를 하며 행하는 종교의식, 원주민들은 바디 페인팅을 하고, 마을 전제 주민이 춤을 춥니다. 이 영화는 벌목, 폭파 및 헐벗은 광산을 통한 인간의 자연 파괴를 보여 줍니다. 또한 빈곤, 급속한 발전으로 산업화된 도시 생활 및 공장 이미지는 전쟁 그리고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수용소였던 아우 슈비츠와 캄보디아 대학살을 기록한 박물관인 투올 슬렝(Tuol Sleng)등의 강제 수용소 및 대량 묘소로 이어집니다. 이후 고대 유적을 보여주고, 그 다음 순례자가 목욕하고 장례식장이 불타는 신성한 강이 보여집니다. 그리고 영화 속 화면은 기도와 자연으로 돌아옵니다. 스님이 거대한 종소리를 울리며 밤하늘의 별들이 흔적을 남기며 끝을 맺습니다.

전 세계는 지금 각자 다른 시간과 문화 속에 머물며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는 좀 더 넓은 측면에서 바라봐야겠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내가 보았거나 상상한 최고의 시각적 눈높이를 보여 주고 살아 숨 쉬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합니다. 나는 영화 ‘바라카’를 통해 엄청난 영감을 얻고 그간 하지 못했던 고민을 하게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