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남학생 1만8백33명 : 여학생 1만8백79명 = 1천4백29개 : 6백 12개

남·여 학생 수는 비슷하나 화장실 변기 수는 여자화장실이 두배 이상 적어


‘아름다운 사람은 그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표어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하지만 ‘내’가 다녀간 자리는 어떨까? 화장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화장실의 위생 상태를 문제로, 관리인은 깨끗이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을 문제로 삼고 있다. 관리인도, 학생도 만족할 수 있는 우리대학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 화장실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우리대학 화장실 관리인들은 주로 학교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학교 직원만으로는 인원이 부족해 용역 직원을 고용해 관리하고 있다. 하루에 3번 화장실 청소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부대학 수업이 진행되는 단과대학이나 도서관 등 학생들의 출입이 밤에도 지속되는 곳에서는 추가로 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영암관을 주로 이용하는 박소라(한문교육·2)씨는 “물비누나 휴지 등 화장실 비품이 없어서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기본적인 위생관리도 중요하지만 비품을 제때 공급해주면 좋겠다”며 비품관리에 신경 쓸 것을 부탁했다. 이에 관리팀 관계자는 “비품은 각 건물마다 관리자들이 수시로 보충한다”고 말하고 “휴지의 경우 한 달에 약 5천 개가 쓰인다. 이는 많은 사용량이고, 이에 드는 비용도 상당하다”며 학교 비품을 지나치게 낭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 화장실 新 불청객, 흡연자
최근에는 화장실에서 흡연을 하는 흡연자들이 늘어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최수진(일본학·휴학)씨는 “화장실 내에서 흡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엄연히 공공장소이고 특히 화장실은 밀폐된 공간이라 담배 연기가 환기도 잘 되지 않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한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관리인들도 화장실 내 흡연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스미스관 화장실을 관리하는 홍종기 씨는 하루에도 수백 명이 오가는 화장실을 혼자서 관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요즘은 담배꽁초 치우는 일이 더해져 더 힘들다고 말했다.

건물 내 흡연은 명백히 공중보건법에 위법 행위로 화장실 내 흡연도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수 없어 단속하지 않는 것이다. 관리팀 관계자는 “가끔 화장실 내에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을 단속해 달라는 몇몇 학생들의 문의가 있지만, 화장실 수가 많다보니 단속하기도 어렵다. 학생들 스스로가 다른 화장실 이용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대학교는 다중이용시설에 포함 안 돼,
남·여 화장실 적정 비율에 맞추어야
지난 2006년 11월 9일, 행정자치부(지금의 행정안전부)는 지하철 환승역, 고속도로 휴게소, 공연장 등 여성이용자가 많은 다중이용시설의 공중화장실에는 여성용 변기 수를 남성용의 1.5배 이상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이와 같이 개정했다. 남녀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면적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 화장실을 지으면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은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생활공간개선과 임왕주 씨는 “대학의 경우 규모는 크지만 공연장처럼 시간대에 따라 이용자의 숫자가 크게 차이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의 변기 수는 어떻게 될까? 백은관의 경우 남자화장실 총 90개(대변기 36개, 소변기 60개)가 있는 반면, 여자화장실 변기 수는 33개이다. 영암관은 남자화장실이 총 159개(대변기 71개, 소변기 88개)인데 반해, 여자화장실 대변기는 57개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에 준공된 국제센터의 경우 남자화장실은 총 45개(대변기 18개, 소변기 27개), 여자화장실 대변기는 27개로 우리대학 건물 대부분이 여자화장실의 변기 수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대학 재학생이 남학생 1만 8백 33명, 여학생 1만 8백 79명(지난 4월 1일 기준)임을 보았을 때, 여학생들은 ‘화장실 성차별’을 당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대학 손철수(건축학·교수)교수는 “2004년 7월에 만들어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학교는 공중화장실 설계 시 남자 대·소변기와 여자 대변기의 수가 최소한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건물들은 보통 2004년 이전에 건설된 건물들이 많아 이 같은 사항을 지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노후시설에 대한 대책 필요
한편, 오래된 건물 화장실의 시설 상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스미스관을 자주 이용하는 최은영(스페인어중남미학·2)씨는 “새로 신축된 건물에 비해 스미스관은 화장실 환경이 열악하다. 특히 스미스관 5층의 경우에는 손으로 당겨 물을 내리는 방식이라 수압도 약하고 손을 다치기도 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우리대학은 노후된 시설·건물에 개·보수를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관리팀 관계자는 “지난 2005년에 백은관, 영암관 일부 화장실을 개·보수 했다. 그러나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역한 냄새가 난다는 화장실 몇 군데는 건물 구조적인 문제로 해결할 수 없었다”며 “올해는 개·보수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대학교의 화장실은 다중이용시설에 포함되지 않지만, 여러사람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공공시설이다. 학교 측은 화장실 환경 개선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학생들은 자신의 사용 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