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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유일의 영화잔치가 남긴 것

대구단편영화제를 통해 본 한국단편영화의 경향과 전망


제 8회 대구단편영화제가 어제 막을 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5백편 이상의 작품들이 경합을 벌인 지역 유일의 이 소담스런 영화잔치는 무엇을 이루고자 했으며 무엇을 남겼을까 하는 의문에서 본 글을 시작해 볼까 한다.

대구단편영화제는 대구지역 영상제작 활성화를 목표로 2000년 3월 17일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창립한 국내 유수의 단편영화제이다. 작가중심주의를 표방하며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하고 대구광역시와 영화진흥위원회, 독일베를린국제단편영화제가 후원한 제 8회 대구단편영화제는 본선경쟁작, 대구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플시네마, 국내 우수단편영화 초청작, 독일베를린국제단편영화제 우수작 등을 비롯해 총 38여 편의 상영작을 프로그램으로 준비하였고 영화제 이후 11월부터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의 예술영화전용관 등에서 전국순회상영회도 가질 예정이다. 8회 대구단편영화제는 신(新)작가주의라는 영화제의 슬로건을 걸고 새로운 작가 발굴, 독일베를린국제단편영화제와 교류를 통한 유럽단편영화의 새로운 시선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구단편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상작 선정방식인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화제 측의 개입 없이 경쟁작에 오른 작가들의 회의와 투표 등을 통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그로 인해 감독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제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00년 1회를 시작으로 8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단편영화제는 매년 40여 편의 주요 단편영화를 선보이며 한국단편영화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영화제 개최의 주요 목적은 미래 산업인 문화산업 중에서도 주요 산업인 영상, 디지털 영상, 애니메이션 산업의 필요성 증대라는 큰 틀에서 적극적인 영상제작을 통한 우수 인력의 양성과 중앙집권적인 매체환경에서 벗어나 지역의 독자적 제작구조의 창출을 통한 진정한 영상자치의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영상인력들과의 교류와 독립영화의 상영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영상문화 보급 및 작가들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자 창립되었다.

지난 8년간에 걸쳐 3백편 가량의 단편영화를 소개한 대구단편영화제는 독립영화의 대중화와 다양한 영화의 발굴을 통한 다양성 확보, 경쟁을 통한 우수 인력 발굴, 제작의 활성화를 통한 기반 조성, 해외우수단편영화의 상영을 통한 단편영화의 새로운 시선 전달 등의 성과를 낳았다.

초기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매체에 있어서 16mm필름이 다수이던 작품경향에서 35mm필름 영화와 영상기술의 발달에 따른 디지털영화의 증대 등이 이루어졌고 본선 출품작의 수도 1백여 편에서 출발하여 5백편 가까운 작품들이 본선 경쟁부문에 출품하는 폭발적인 양적 성장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16mm필름영화가 거의 사라지는 환경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작품의 내적 경향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이루어졌는데 초기의 거대담론 중심의 영화들이 큰 흐름을 형성하여 역사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중심의 독립영화적 성향에서 최근에는 개인간의 소통과 일상 등을 다룬 세밀하고 실존적인 영화들이 주를 이루는 변화가 있었다. 또한 출품자들의 면면도 일정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초기의 다양한 제작형태와 인력에서 최근에는 보다 전문화된 교육을 거친 제작인력 중심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는 한편으론 전문성의 강화로 볼 수 있지만, 비판적 시선으로 보자면 영화제작에 있어 제도교육과 다양한 제작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또는 이를 수용할 수 없는 현실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작품들이 장편화하는 경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의 작품경향들은 이야기구조 중심의 서사적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작품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길어지는 경향을 띄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향상으로 인한 영화제작의 용이성이 주된 이유이지만, 한편으로 단편이 단편답지 못하고 장편의 포트폴리오화하는 약점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단편영화가 독자적 배급망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제작편수에 비해 단편이 단편 특유의 맛을 잃고 있다는 점은 이 시점에서 한국의 단편영화가 가야할 길과 연관하여 꼭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라 생각한다.

이상의 현상들을 근거로 한국단편영화의 전망과 과제를 도출해보자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제작열기를 수렴할 구조의 산출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이는 공공적 영상정책의 수립과 교육과 연계된 다양한 상영사업 등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단적으로 단편영화의 소재나 주제는 매우 다양한데 이를 공공적 교육과 연계하는 아카이브(보존기능)와 공공적 라이브러리(영상도서관의 역할)의 구축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울러 대구단편영화제와 같이 작품을 선보일 다양한 창구가 확대되어야 한다. 금호그룹에서 주최하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나 아모레에서 재원을 담당하는 미장센단편영화제 등이 좋은 사례이다. 또한 최근 KT&G가 설립한 홍익대 근처의 ‘상상마당’의 경우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한 자사의 이미지 홍보를 위해 다양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설립한 것이다.

칸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수상한 한국영화 역시 ‘취화선’ 등의 장편영화가 아니라 송일곤감독의 ‘소풍’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가히 단편영화의 강국이다. 이제 이러한 전통에 힘입어 보다 새로운 소재의 영화와 높은 완성도, 우리만이 선보일 수 있는 그런 분명한 성격을 가진 영화들을 생산하고 발굴해야 할 때이다. 이는 관객과 독립영화인, 모두의 몫일 수밖에 없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