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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이력서, 그거 꼭 해야 되는 거야?

자신을 PR할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것이라 보면 부담 덜 돼


사회 전반적으로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동영상이력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영상이력서는 기획력과 창의성, 열정 등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자기PR에 매우 효과적이다. 기업인사담당자들도 UCC이력서를 선호하는 추세다. 최근 자사가 250개 사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동일한 조건일 경우 문서 이력서보다 UCC이력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지원자의 생생한 모습과 개성을 엿볼 수 있는데다 컴퓨터 실력을 검증해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성공 취업을 위해 구직자들은 동영상이력서를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UCC이력서에 대한 효용성과 방법론을 논하기 전에, 먼저 기업 인재상과 채용패턴의 변화를 살펴보자.

IMF 이후 기업의 인재상은 대폭 달라졌다. 과거에는 하드웨어적인 인재를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인재란 학벌이나 학점, 토익점수 등 소위 스펙이 좋은 점수형 지원자를 말한다. 경기가 호황이었을 때는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한 뒤 교육할 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성실함을 채용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고, 이로 인해 스펙이 높은 평가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 바뀌었다. 신입사원을 교육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기업들은 이미 인턴, 아르바이트 등을 거쳐 어느 정도 실무경험을 쌓고,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한 신입사원을 원하게 되었다. 과거에 비해 신입사원이 수행하는 업무 비중과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존에 중시했던 성실함 뿐 아니라 창의성과 팀워크, 리더십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중요해졌다.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바뀐 것은 자연스럽게 채용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열린 채용과 심층면접이라는 강력한 카드는 이 때문에 등장했다. 기업은 서류전형 지원 문턱을 낮춘 대신 면접 시간을 늘렸으며, 토론면접, 프리젠테이션면접, 영어면접, 역할면접 등 다양한 면접방식을 도입했다. 다채로워진 면접 방식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종합세트가 바로 합숙면접이다.

UCC동영상이력서는 이러한 변화와 함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구직자는 눈에 띄는 차별화된 이력서를 작성해야 했으며, 기업 역시 수많은 지원자 중 기업과 궁합이 맞는 우수 인재를 골라야 했다. 지난 해 말부터 인터넷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UCC는 이러한 기업과 구직자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동영상이력서로 탄생했다.

UCC이력서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해서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서이력서나 포트폴리오 등 자신의 장점을 잘 전달해줄 다른 플랫폼을 마련했다면, 동영상이력서가 다소 거추장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UCC이력서는 현재 시점에서 취업준비 필수요건은 아니다. 원서접수 시 필수요건으로 내건 기업도 없으며, 모든 지원자의 이력서를 동영상으로 받을 만큼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다. 동영상이력서를 받아본 적이 있다는 기업 인사담당자는 3%미만으로 소수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동영상이력서는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기존 문서 이력서보다 선호한다고 답하지 않았는가. 동영상이력서를 제작할 제반적인 시스템이 확산되고, 기업 환경이 마련될 경우 UCC이력서는 대안 이력서의 한 형태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얼마 전 만나본 금융기업 한 인사담당자는 천편일률적인 이력서 속에서 동영상이력서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 이력서는 학교와 집, 카페 등을 옮겨가며 지원자의 평소 일상을 가볍고 유머 넘치게 터치한 셀프카메라였다. 가족 학교친구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지원자가 지닌 능력과 장점을 전달해주었는데, 이같은 자전적 다큐멘터리 형식의 동영상은 준비성과 열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UCC동영상이력서는 또 하나의 이력서 형태다. 번거롭게 왜 동영상이력서를 준비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표현할 수 있는 PR공간이 하나 더 생겼다고 본다면 심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UCC이력서 제작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효과적인 동영상이력서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마케팅 관점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출하는 장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무조건 뽑아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추상적인 의지 표현도 피해야 한다. 인사담당자가 동영상이력서를 통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지원자가 얼마나 직무 전문성을 갖추었고, 우리 기업과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는 인재인지 여부이기 때문이다.

입사희망기업과 업종 특성을 고려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의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는지, 입사 후 어떠한 일을 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참여했던 프로젝트 결과물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도 괜찮다. 촬영할 때는 신뢰감이 가는 음성, 표정, 분위기 등을 연출해야 하며, 분량은 1~2분 내외가 적당하다.

동영상이력서를 입사 지원 목적이 아닌, 모의면접 차원에서 진행해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본다면 그동안 간과했던 목소리톤과 빠르기, 말하는 자세, 태도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UCC는 분명 떠오르는 자기PR수단이다. 누가 주문하지 않았음에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남보다 먼저 자신의 열정과 전문성을 피력하는 모습, 기업에서 두팔 벌려 환영하는 지원자는 바로 이처럼 패기와 의욕이 가득한 인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