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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껌을 씹으면 행복해진다?!

근육의 활성화, 턱뼈의 밀도 증가, 치아와 구강 위생, 뇌파의 변화 등 껌의 놀라운 효과


A.D. 2세기경부터 중앙아메리카의 고대 마야인은 사포딜라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인 치클(chicle)을 씹는 습관에 의해 구강건강을 유지하였다고 한다. 1860년경 미국의 토마스 애덤스(Thomas Adams)는 이러한 치클에 향료와 설탕을 첨가하여 현재와 같은 형태의 껌을 처음으로 만들어 냈고 그 이후에 껌은 사람들에게 기분 전환을 위한 기호품으로써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널리 애용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 년에 약 56만 톤의 껌이 생산되며 이것은 하나의 껌을 약 30분간 씹는다면 인류가 1천8백70억 시간 동안 껌을 씹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또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이에 부응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제품 개발 경쟁으로 인해 충치 예방, 구강 청결, 구취제거, 금연 목적 등 그 활용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며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 약제의 투입경로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껌이 사람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 등 껌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시행되었고 그 연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어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면서 관심을 얻게 되었다.

껌을 씹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복잡한 저작(씹기 운동) 과정의 하나로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물이 관여하게 된다. 저작계는 씹기, 발음 및 연하를 주로 담당하는 신체의 기능적 단위를 말하며, 그 구성요소는 턱뼈, 턱관절, 인대, 저작근(씹기근육) 및 치아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복잡한 신경계에 의해 상호 협조적으로 조절되어 기능하게 된다.

저작근은 4대 저작근이라고 불리우는 교근, 측두근, 내측 익돌근, 외측 익돌근이 있으며 이 근육들은 아래턱뼈와 두개골 사이에 부착되어 씹기 운동에 관여하며 뇌신경 가지 중 하나인 삼차 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근육에 분포하는 신경은 중추신경계로부터 근육으로 명령을 전달하는 운동신경섬유와 말초 감각수용기로부터 중추신경계로 정보를 전달하는 감각신경섬유로 구성된 혼합신경이며 이런 특징으로 자연스럽고 세밀한 씹기 운동이 가능하게 된다.

4대 저작근 중 특히, 교근은 아래 턱뼈의 바깥쪽을 감싸는 근육으로 사각턱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즉, 미용적 측면에서 최근 사람들은 갸름한 얼굴을 선호하며, 이런 얼굴형은 교근 및 아래턱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갸름한 얼굴을 위해 아래턱뼈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근육 축소술을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어떤 젊은이들은 껌을 씹으면 얼굴의 형태가 사각형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껌을 지속적으로 씹었을 때 그런 저작 운동이 얼굴의 형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각종 저작근력의 변화를 근전도(근육의 운동 시 활동 전위를 측정하여 근육의 세기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방법)를 이용하여 알아보았고 더불어 아래턱뼈의 각도 변화를 X-레이 검사를 통해 측정하였다.

실험 결과, 껌을 씹는 대상자의 경우, 껌을 씹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아래턱뼈의 각도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저작근력은 소폭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작력의 증가가 근육 크기의 증가와 직접적인 정비례 관계는 아니므로 매일 24시간 껌을 씹는 사람이 아니라면, 껌을 씹어서 사각턱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작계의 가장 핵심이 되는 구조물은 당연히 치아와 치아를 지지해주는 턱뼈이다. 치아에 대한 껌의 작용은 이미 알려진 대로 껌의 조성성분에 따라 충치 예방 및 구취제거, 구강청결의 효과가 있다. 한편, 껌의 저작 작용이 치아를 감싸는 치조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연구에서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한 껌 저작군 사람들의 골밀도 측정결과, 골밀도가 일반 사람들에 비해 증가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골다공증은 뼈의 골량이 감소된 상태를 말하며 주된 원인은 노화, 폐경기의 여성 호르몬의 감소이다. 골다공증의 치료로는 여성호르몬치료, 칼슘과 비타민 D 섭취, 금연, 체중부하운동 등이며 적당한 부하가 걸리는 운동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에서 턱뼈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악골 운동으로서 가장 유효한 것이 껌의 저작 운동이라고 하였다.
껌이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껌을 씹음으로써 느끼는 상쾌함같은 기분 전환일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저작계에는 운동 신경뿐만 아니라 감각 신경 및 맛을 느끼는 특수 감각 신경들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이들은 껌 저작 시 생성되는 여러 정보를 뇌에 직접 전달하게 되며 이것이 뇌세포를 자극하게 된다.

껌 저작 시에 발생되는 뇌파를 분석해보았더니, 신기하게도 긴장을 풀고 평안한 마음을 가졌을 때 생성되는 알파파의 비율이 증가하였고 긴장 시 발생하는 베타파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것은 껌을 씹은 후 사람이 정신적 이완 상태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이다. 또한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부위의 델타파가 감소한 소견이 관찰되는데 이는 껌을 씹음으로써 이 부위의 뇌기능(언어표현, 이성적 사고, 기억력)을 보다 활성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하며 껌의 저작 작용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껌을 씹음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껌도 과하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저작을 위한 중요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턱관절이 있는데, 이는 아래턱뼈와 두개골의 측두골 사이에 있는 타원형의 구조물로 양쪽 귀 앞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하면 움직임이 느껴지는 부위이다. 턱관절에는 관절원판이라는 디스크가 들어있으며 이 디스크의 역할로 인해 자유로운 턱뼈의 운동이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디스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턱관절 장애(temporomandibular disorders)라고 하며, 이 질환의 3가지 주요 증상으로는 턱관절 부위의 통증, ‘딱’ 또는 ‘찌그덕’ 하는 소리가 귀 앞에서 들리는 관절음 증상 및 아래턱뼈의 운동제한 같은 기능적 장애이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의 증가와 관련된 이갈이 및 이악물기 등으로 턱관절 장애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런 질환의 치료는 약물치료, 구강내 장치물 치료와 병행하여 환자들의 행동 조절 요법이 시행되는데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세게, 오래 씹지 않고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환자들에게 교육시킨다. 아직까지 턱관절 장애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며 또한 껌을 씹는 것이 턱관절 장애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없지만, 턱관절 장애를 가진 환자의 경우는 껌을 씹는 것이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껌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간단히 씹을 수 있는 기호품이다. 하지만, 껌의 저작은 앞서 설명한대로 우리의 턱 및 구강의 저작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적절히 씹는다면, 운동 효과로서 근육을 활성화시키고 턱뼈의 밀도를 증가시켜줄 뿐만 아니라, 치아와 구강 위생에도 효과적이며 뇌파에도 변화를 주어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 등 평상시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효과들이 있다.
껌을 알고 씹으면 조금 더 행복해진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