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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무엇일까?

 

20년 전 사춘기의 소년에게 ‘노팅힐’은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로 다가왔다. 작중 세계적인 여배우인 주인공 ‘애너 스콧(줄리아 로버츠 분)’이 런던 인근의 노팅힐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린 서점의 주인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 분)’와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같은 러브스토리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이 영화는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She’라는 OST로도 매우 유명하다. 

 

주인공 윌리엄 태커가 길모퉁이를 돌다가 애너 스콧과 부딪혀 그녀에게 오렌지 주스를 쏟고 만다. 이에 윌리엄은 바로 앞에 있는 자기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여 씻고 옷을 갈아입도록 한다. 그 순간 애너는 그의 집에서 샤갈의 작품인 ‘신부’를 발견한다. 그녀는 윌리엄에게 “당신이 이 그림을 가지고 있다니 믿기지 않아요···당신도 샤갈을 좋아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윌리엄은 “네, 무척이나요. 사랑은 그런 거죠··· 짙은 푸른 하늘을 떠다니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염소와 함께··· 이 염소가 없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죠”라고 대답하였다. 이 짧은 공감 속에 싹트기 시작한 둘의 사랑은 이 영화의 결론이 해피엔딩임을 암시해준다. 

 

이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나 역시 샤갈의 그림을 좋아하고 잘 알기에 앞으로 노팅힐 같은 행운이 찾아올 것 같은 희망을 느낀다. 그럼 해부학을 전공하는 난 어떻게 샤갈의 그림을 알게 된 걸까?     

 

샤갈의 다른 작품인 ‘생일’ 역시 사랑의 화가답게 샤갈이 사랑하는 여인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이 작품 속의 샤갈의 목이 그녀를 향해 180도 반대로 돌아간 모습을 보며 해부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웠다. 이것이 나와 샤갈의 첫 만남이었다. 이후 다양한 예술작품을 볼 때마다 해부학적 특성을 비교해보기도 하였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주인공의 몸의 형태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관심사를 생활에 녹여내다 보니 재미있고, 전공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이를 블로그나 SNS에 올리면서 다양한 사람과 나누며 듣는 이야기가 집단지성으로 발전하고, 이 속에서의 발견이 연구나 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문학이 유행이지만 너무나 다양한 지식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어디에든 널려있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 주변부터 찾아보면 재미있는 지식과 정보가 있을 것이다. 굳이 있어 보이고 어려운 것을 아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지금 바로 각자 자신이 가장 재미를 느끼는 영역을 최근 보고 있는 영화나 TV, 음악 속으로 한번 가져가 보았으면 한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모든 존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에게,  ‘어머니와 나’ 오늘도 밥은 제때 먹었는지, 수업에서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했는지 물으시는 아빠께 툴툴거렸다. 당신 딸의 나이가 별로 실감나지 않으시는 눈치다. 사실, 저 안에 담긴 아빠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래 놓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나 같은 학생들이 많으리라. 이 책은 어느 이름 모를 여사님의 일상 목소리를 기록한 것이다. 대화의 상대이자, 책의 저자인 김성우는 바로 그녀의 아들. 70대 초반쯤 되셨을 법한 여사님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상황-거창한 시대적 사건부터 천 원에 산 감자 이야기까지-에 대한 단상들을 꾸밈없는 잔잔한 언어로 들려준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편편이 분절된 것이 아닌, 세월만큼 깊어진 그녀의 너그러운 지혜로 꿰어졌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여인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구술사이자 그녀의 에세이요,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서인 것이다. 문학과 철학의 언어는 때로 우리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별 관련 없는, 재주 많은 이들의 영역인양 느껴지기도 한다. 리터러시 연구자로서 문자 자체에 대한 이해력을 넘어 삶이 스며있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저자는 “나의 어머니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