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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공격수 다섯에 수비수 하나…대한민국이라는 축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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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상태’ 수도권과 달리 소멸로 접어드는 지방

대권주자도 지역공약은 토건 사업에 치중돼

 

‘손흥민’ 만으로 축구 경기에서 이길 순 없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고립된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유는 단순하다. 빠른 속도로 공간 침투가 장점인 손흥민은 동료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때 장점이 살아난다. 토트넘에서는 해리 케인 등 동료 선수에게 견제가 분산해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에 오면 견제가 집중된다. 어떤 이들은 그 견제도 뚫을 슈퍼스타가 되길 기대하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를 보면, 유독 한 선수가 계속 돌파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동네 축구 용어로 ‘구멍’이다. 빛나지 않지만, 수비수가 구멍이라면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 손흥민이 10골을 넣어도, 11골 실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축구장이라면,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 10명 중 5명은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가 4명, 수비수는 1명이다. 축구 전술에 대입하면 1-4-5다. 동네축구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축구 전술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인지 안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바로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수도권에 50%가 살고 있고, 다른 지방 도시에 40%가 살고 있고, 농촌에는 10%도 채 안 되는 사람이 살고 있다. 선수들이 최전방에 몰려가도, 감독이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있는 젊은 미드필더들도 최전방에 올라가겠다고 아우성친다. 감독은 공격수로 올라간 선수들에게 호통을 쳐야 하지만, 지칠대로 지친 수비수에게 이온음료만 건네고 있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했다. 229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9개가 지정됐다. 경북 23개 시·군 중 16개, 대구도 8개 구·군 가운데 2곳이 지정됐다. 정부는 지역소멸대응기금으로 10년간 매년 1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자체별로 나누면 1년에 약 112억 원 정도다. 생각해보니 문재인 정부는 출범 전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 시대를 열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제시했던 공약 중 제대로 진행된 것이 별로 없다. 혁신도시 시즌 2도 더디고, 공영형 사립대 도입은 시작도 못했다. 지역상생형 일자리도 소리소문없이 사그라들었다. 

 

기초자치단체들은 인구 증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판 속에도 결혼친화도시를 내세우면서 정책을 집행하는 달서구, 아이를 많이 낳으면 1천만 원이 넘는 출산장려금도 주겠다는 경북의 군 지역들까지. 그야말로 수비수들은 애를 쓰고 있다. 대한민국 합계출산율(가임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37인데, 경북은 1.003이다. 가장 낮은 곳은 0.642인 서울이다. 지방은 저출산을 극복하겠다고 애를 쓰지만, 수도권은 아니다. 지방에서 태어나도 수도권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금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이 내놓는 지역 공약은 토건 사업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정당마다, 후보마다 차이가 없다. 관심을 두지도 않는다. 작은 공약 하나 내서 손 쓸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시해야 한다. 1-4-5와 같은 기형적인 전술을 유지해서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고. 그러지 않는다면 다쳐서 실려 나가거나, 분노에 차 거친 태클을 걸었다가 퇴장당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