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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융·복합이 불러온 또 한 번의 혁명

바람에 실려오는 아련한 봄날의 정취에 취하여 맥주 한 잔이 생각나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맥주가 없어, ‘맥주 한 병’ 하고 냉장고에 외친다. 냉장고는 이 음성 주문을 동네 슈퍼마켓으로 전달하고, 슈퍼마켓 컴퓨터는 주문한 가정과 배달자를 찾아 바로 맥주를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슈퍼마켓에 맥주가 떨어지면 컴퓨터가 제조공장으로 주문 정보를 보내 맥주를 공급받게 된다. 맥주 제조공장 컴퓨터는 전국 각지의 도매상, 소매상으로부터의 수요에 관한 정보를 종합하여 필요한 수량을 계산하고, 원료를 공급자에게 주문하고 생산계획을 수립하여 생산지시를 로봇에게 내린다. 당연히 맥주 배달자, 원료 공급자는 공급사슬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전 세계의 배달자 및 공급자 중 적기에 최소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자를 선택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 모든 과정을 거의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가 스스로 척척 알아서 하며, 슈퍼마켓과 맥주공장에는 재고가 없고 생산과 공급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상상이 지금 전 세계가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모습이다. 과거 공상 과학 소설, 만화, 영화의 많은 내용들이 멀지 않은 시간에 현실이 되었듯이, 위의 꿈과 같은 상상도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에서 19세기 초반 증기기관이 기폭제가 되어 영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산업혁명의 산물인 대량생산체제에 의한 잉여 생산물은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든 근간이 되었다.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초반 전기의 발명과 보급, 그리고 컨베이어벨트 생산체제의 등장에 따른 획기적인 생산성 혁신을 통해서 전개되었다. 분업에 바탕한 컨베이어벨트 생산체제를 도입한 포드자동차를 예로 들 수 있다. 석유자원과 전화, 텔레비전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명을 이끈 미국이 2차 산업혁명을 주도하였고, 그 결과로 세계 최강 국가로 부상하였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로봇을 이용한 생산공정 자동화 시대로 1970년대 전후부터 시작되었다. 일본, 독일이 주도하며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전체 생산과정의 최적화 즉,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산업혁명을 말한다. 조금 범위를 넓혀보면,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로봇공학, 나노기술, 3D프린팅, 유전학, 생명공학 등과 같이 이전에 서로 단절되어 있던 분야들이 경계를 넘어 융・복합을 통해 발전해 나가는 기술혁신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세상의 모든 자원, 정보, 사물 그리고 사람이 사물인터넷, 서비스인터넷(internet of services: IoS), 사람인터넷(internet of people: IoP)으로 연결되어 있어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CPS), 3D 프린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들 수 있다. 미국, 독일, 일본, 한국, 중국, 인도 등 제조업 및 정보통신기술이 강한 나라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산업으로는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기기,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바이오산업, U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신소재, 2차전지, 3D 프린팅, 원자력 발전 등이 언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최근에 시작되었거나 가까운 미래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는 미래의 사회 현상이라는 점에서, 사후에 역사적 현상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정의되었던 기존 산업혁명과 큰 차이가 있다. 독일에서는 전통적인 생산방식으로는 자국 제조업이 저비용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와의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 하에, 범국가적 과제로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개념인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MI(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 중국에서는 독일과 같이 ‘인더스트리 4.0’,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 혁신 3.0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도 극심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에서 살아남고,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와 같은 원가 절감에 초점이 맞추어진 대량생산체제 대신 낮은 원가로 다품종소량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혁신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현장이 중심이었던 기존 산업혁명에 비하여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과 연결되어 산업 영역뿐 아니라 전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파급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보통신기술 기반 3차 산업혁명과 차이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지만, 3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공장자동화에서는 자동화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생산시설이 수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서 생산설비는 제품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즉, 각 기기가 개별 공정에 적절한 작업 방식을 스스로 결정해 실행하는 스마트팩토리가 실현된다. 또, 기존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왔으나, 4차 산업혁명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다보스 미래고용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 7백만개가 사라지고,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않는 기업과 국가는 치열한 생존게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는 혁신가, 투자자, 주주와 같은 지적·물적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고,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 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같은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잘 준비하여 기회를 얻는 자와 적응하지 못하여 사라지는 자가 있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와 우리는 이 격변의 시기에 살아남기 위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