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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강은 흘러야 한다

-4대강사업, '살리기'라는 명분의 언어도단


지난 봄은 지나치게 추웠고 여름은 못 견디게 뜨거웠다. 비는 한 번 내리면 삽시간에 홍수가 되어 모든 것을 쓸어버렸다. 계절이 몸을 바꿔 찾아오는 법을 잊은 듯하다. 천안함 수병들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을, 그리고 갈등과 반목과 전쟁의 공포까지 불러오고 말았다. 북한에 대한 극도의 분노와 증오가 다시 표면화됐다. 이 기시감 때문에 현기증이 난다. 금강산을 개성으로 오가던 길은 이제 완전히 끊겼다.

끊어진 것은 길 뿐 만이 아니다. 지금 ‘4대강 살리기’라는 아름다운 명분의 국책사업이 이 땅의 물길을 끊으려 하고 있다. 물을 넓히고 가두고 통제하려는 욕망이 경제의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강과 바다를 통제해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발상이 국토 파괴를 정당화하고 있다. 흐르던 그대로 내버려 두자는 당연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건설 중인 ‘보’에 목숨을 걸고 올라가 공무집행 방해죄를 저질러야 하는가, 아니 그 정도의 미약한 개인적 저항으로도 대세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4대강 살리기’는 물길을 끊고 생명등을 ‘죽이는’ 공사다. ‘살리기’라는 말은 아무 데나 붙일 수 있는 미사여구가 아니다. 정부는 교묘한 말장난을 하고 있다. 언어도단이나 다름없는 이름을 붙여 공사 내용을 둔갑시켰다. ‘죽이기’와 ‘살리기’의 의미가 혼란스러워졌다.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쪽의 ‘살리기’ 명분은 도무지 살아나지 못한다. 몇몇 사람이 목을 내놓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외쳐봐야 ‘4대강 살리기’라는 공사 강행 프레임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갈 뿐이다.

영국의 과학저술가 프레드 피어스는 전 세계의 말라가는 강을 직접 찾아 다니며 쓴 책 『강의 죽음』의 한국어판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한국도 이와 같은 자연과의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의 모든 기술자들이 매달리고 정부에서 가능한 모든 재정을 총동원해도 한국의 주요 강들을 다스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시도를 하는 동안 자연은 엄청나게 훼손될 것입니다. 한국의 지도자들은 지금도 자국의 강물을 콘크리트 수로 속에 가두려 하고 있습니다.”

불방 사태까지 겪은 후 몇몇 부분이 삭제· 수정돼 방송된 MBC ‘수심 6m의 비밀’은 왜 강의 수심이 그토록 깊어야 하는지를 밝히고,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이 사업을 우려하고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이제 그 엄청난 개발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땅주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은 시청자의 몫이 되었다.

물의 순환과 재생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며, 그 영향은 후손들에게 까지 미칠 것이다. 쓰고 난 물은 반드시 자연에 되돌려 주어야 한다. 돈에 대한 목마름으로 ‘자연과의 마지막 결전’을 벌인 문명들이 어떻게 사라져갔는지『강의 죽음』은 증언하고 있다. 강은 흘러야 한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