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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당한 4대강, 22조원 퍼부어 생태계 파괴?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조사 결과, 4대강 사업이 오히려 강의 황폐화 이끌어

4대강이 삽질을 당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란 표현 대신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변경했으나, 용어 뒤에 숨은 무분별한 개발의 삽질은 그대로 남겨둔 채 임기 내내 4대강을 갈아엎는데, 전념했다. 그 상징적인 장면이 바로 삽질 퍼포먼스다. 지난 2007년 6월 22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산시 강서구 대처동 낙동가 하구를 찾아 강가에 쌓인 뻘을 삽으로 퍼냈다. 딴에는 대운하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한 행동이었겠지만 이 장면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개발정책이 구시대적 토건 중심의 삽질정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삽질정책에 불과했다. 여기서 삽질은 엉뚱하거나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짓을 가리킨다. 지난해 1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을 ‘총체적 부실’로 규정했다. 국가예산 22조원 이상이 들어간 사업이 헛일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국책기관은 부정적 평가를 넘어 4대강이 망가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작성한 ‘4대강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분석・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오히려 4대강의 황폐화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수질악화로 녹조현상 뚜렷해져

보고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뒤바뀐 수환경의 변화를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한강의 경우 2012년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가 2.2~2.5㎎/L 로 기존(2008년 기준 1.9㎎/L)보다 높아져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 살리기 사업’의 공정이 대부분 완료된 시점에서 나온 결과다. 이때부터 경기도 여주시와 광주시에 위치한 이포보와 팔당호에서 녹조현상이 나타나는 게 보고됐다. 수질악화로 수환경이 변하자 철새들의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이후인 2009년부터 한강수역의 철새 개체수가 최대 60%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습지면적의 감소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4대강 사업 한강수역 1~6공구 내 위치한 하천변 습지 면적을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1401만 9300㎡ (약 3500만평)이었던 습지면적이 29.5% 감소한 988만 200㎡(약 421만평)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가 설치된 구간에서는 어류의 종수와 개체수도 감소했다. 하천습지의 기능이 저하되자 맹꽁이와 금개구리, 남생이, 표범장지뱀 등이 자취를 감추었다.


낙동강, 깔따구 등 특정 군집 비율 높아져

낙동강도 마찬가지. 수질 등급이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2등급으로 떨어졌으며, 2012년부터 빈번하게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대강 사업이 실시된 구미해평지역은 겨울철새 도래지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총 59종 4만 2,400개체가 출현했으나 4대강 사업 후 58종 1만 5,561개체로 개채수가 급감했다. 반면, 4대강 사업 이후 꼬마물벌레, 깔따구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보가 설치된 구간에서 모두 우점도 지수가 증가했다. 우점도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특정 종이 군집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이 지수가 낮으면,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대강 사업 후 낙동강 우점도 지수는 상주보가 0.77, 낙단보 0.83, 구미보 0.96, 칠곡보 1.0, 강정보 0.87, 달성보 0.87, 합천보 0.87, 함안보 0.91 등으로 모두 1에 가까운 지수를 나타냈다. 남생이, 맹꽁이, 표범장지뱀 등 법적 보호종이 낙동강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습지면적도 기존 7520만 8500㎡(약 2276만평)에서 44.8%가 줄어든 4153만 6800㎡(1257만평)으로 확인됐다.


금강, 철새 개체 수 90% 이상 감소

최근 큰빗이끼벌레가 대규모로 발견된 금강은 4대강 사업이 끝난 후부터 녹조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경단체와 다수의 전문가들이 보 건설로 강물의 흐름이 막혀 정체수역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호수로 변했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강물만 변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금강은 4대강 사업 이후 철새 개체수가 90%이상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최대 철새도래지인 금강호의 경우 2007년 철새 개체 수는 74만 7984마리였으나 2008년 31만 388마리로 절반이 넘게 감소했다. 심각한 것은 이 같은 하락폭이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가파르게 감소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금강호의 철새도래지 개체 수는 ▲2009년 21만 623마리 ▲2010년 1만 2325마리 ▲2011년 2497마리 등으로 빠르게 개체 수가 떨어졌다. 보가 건설된 구간도 비슷하다. 부여보는 2008년 7종 112개체에서 2012년 9종 55개체로, 금강보도 7종 310개체(2008년)년)가 2012년 6종 55개체(2012년)로 종과 개체수가 감소했다. 금남보의 경우는 12종 188개체(2008년)에서 12종 155개체(2012년)로 개체 수만 하락했다. 습지면적은 기존 2669만 3100㎡(약807만 5000평)에서 1776만 6000㎡(약 537만 4000평)으로 33.4%가 4대강 사업 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산강, 습지면적 52.6% 사라져

4대강 사업의 황폐화는 영산강에서도 이어졌다. 앞서 살펴본 한강과 낙동강, 금강에서 나타난 수질악화와 녹조현상, 철새 개체 수 감소 등 수치만 달리했을 뿐, 문제점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 수질은 하류구간이 4대강 사업 이전에 BOD(생화학 산소요구량) 값이 2.8㎎/L로 2등급이었으나 사업 이후 3.8㎎/L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돼 하류수질에 대한 개선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실시된 양산강 살리기 사업의 대부분 공정이 완료된 2012년도와 2013년에 보가 설치된 구간에서 녹조현상이 발견되었으며, 철새 개체수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2010년 5700여 개체 ▲2011년 3500여 개체 ▲2012년 1500여 개체 등으로 차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습지면적은 가장 높은 52.6% 감소를 기록했다. 2006년 4대강 사업 구역 내 습지 면적은 697만 5900㎡(211만 210평)이었으나 2012년은 330만 8400㎡(100만 800평)으로 상당히 넓은 면적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강물은 흘러야 썩지 않는다.

연구조사팀은 결과분석에서 “4대강 결과보고서가 2010년부터 제출되고 있으나 잘못 작성된 내용들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다”며 “부실하고 형식적인 보고서의 내용들로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 정도, 성과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그동안 정부에서 발표한 4대강 사업 보고서가 허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도 4대강 사업은 진행 중이다. 여전히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4대강 사업으로 황폐화된 생태계를 뒤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흔히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 다른 생명도 살 수 없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다른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에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물은 흘러야 썩지 않고 살아 숨 쉴 수 있으며, 그 속에 사는 생명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