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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추모 아닌 애도를 해야 할 때

-애도 대상은 ‘천안함’아닌 희생된 사람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이 오기가 서해에 침몰한 천안함 함미와 함수 인양 작업마냥 더디고 힘들다. 사람들이 너무 슬퍼하면 오던 계절도 되돌리는 것인가.

끔찍한 일이었다. 두 동강 난 천안함이 실종 수병들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아 있는 동안 우리 사회는 그대로 장례식장이 되었다. 정부는 작년부터 이어진 줄초상들에 제대로 변변히 애도하지 못했던지라 과연 이번에도 사태 추이는 아수라장이었다.

엉뚱한 ‘설’들만 난무하고 수많은 음모론이 하늘과 바다와 심지어 ‘땅굴’까지 뒤덮었다. 사건 당일 속보들은 그 ‘배’가 점점 뻥튀기 됐다가 줄었다가 세상에 없는 신화 속의 배가 돼가는 과정에 다름없었다. 사태 수습은 국민의 염원과도 거리가 멀었다.

군은 배에 탔던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에 서툴렀다. 생존자를 구한 것은 해경과 민간 어선이었다. 해군은 심지어 실종 장병들을 못 구한 것인가, 안 구한 것인가 하는 의혹마저 낳게 했다. 분단 상황과 관련된 추측들이 초기부터 날개를 달았고, 분단국가의 비상사태는 사람이 최우선이 아님을 깨닫게 했다.

‘69시간 생존론’은 또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이었나. 천안함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최첨단 장비는커녕 노후화가 심했다. 침몰 직후 즉사했을 게 뻔한 실종장병들을 두고 온 언론이 ‘69시간’이라는 헐리웃 첩보영화 같은 액션활극을 찍은 셈이다.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피 말리며 뉴스와 시계만을 바라보게 만들면서, 그 사이 애꿎은 추가 희생자들의 줄초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고 한주호 준위는 영웅으로 추모하면서, 이웃의 슬픔을 도우려던 저인망선 98금양호의 침몰은 미디어에서 철저히 외면했다.

대한민국 해군을 구하려고 인도네시아에서 온 청년 두 명을 포함한 아홉 명의 선원이 죽었으나 그들은 ‘숭고한 희생’에 들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선원 람방 누르카효와 실종된 유수프 하에파의 이름을 대한민국은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애도다.

유사 이래 인간에게 애도(哀悼)는 생존의 문제였다. 인간의 유전자는 이 ‘슬픔’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별하는 데 아주 민감하게 진화해 왔다.

왜 정부가 주도하는 이 추모의 소용돌이는 순수해 보이지 않는가. 이 슬픔을 이용해 뭔가 짐스런 일들을 처리하려는 ‘실용’이나 선거를 의식한 얄팍한 잔꾀는 왜 이리 많은가.

군인들의 죽음에 KBS ‘성금 모금방송’을 3주째 편성함으로써 대한민국 해군을 ‘불우이웃’으로 만들고, 함수를 어렵게 건져내자마자 ‘천안함 다시 만든다’며 무슨 불탄 숭례문 취급하는 행위가 어떻게 애도일 수 있는가.

꽃 같은 젊은이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그들을 구하려고 또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되살려 낼 수 없으면, 조용히 슬픔에 집중하자. 그렇지 않으면 하늘도 바다도 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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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