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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 지원사업의 빛과 그늘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제원리에 따라 경쟁력 있는 학부(과) 우선 지원

우리대학은 K-UP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성장잠재력이 있거나 전략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학문분야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작년부터‘특성화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8개의 사업팀이 선정되었으며, 선정된 사업팀은 사업규모에 따라 최고 2억원까지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는 선정된 학부(과)에 지원을 집중시켜 특성화 가능한 학부(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럼 우리대학 ‘특성화 지원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특성화 지원사업‘ 현황
지난 2006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특성화 지원사업’은 매년 5개 내외의 사업팀을 선정해 소정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학부(과)분야와 대학원분야로 나눠 신청을 받았다. 24개의 학과 및 부속기관이 참가해 13개의 사업을 신청했으며 미디어영상학분야의 ‘FM(Future&Media) 2020 사업’, 컴퓨터공학분야의 ‘소프트웨어개발 전문인력양성 컴퓨터공학 교육 특성화 사업’, 대학원분야의 ‘지능형자동차대학원 설립 및 전문인력양성지원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신청날짜는 매년 5~6월 경 공지사항을 통해 발표되며 신청을 원하는 사업팀은 성장잠재력 유형, 전략적육성 유형, 교육심화 유형, 산학협력 유형 중 자신의 사업과 가장 유사한 유형분야를 정해 사업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기획정보처에서는 사업팀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내년부터는 신학기 시작과 동시에 사업신청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총 8개의 사업팀이 선정됐다. 작년 선정된 사업에는 경영학과의 ‘GREAT Keimyung Business School 2020’, 기계·자동차공학부의 ‘우수인력의 특화양성 기반구축사업’, 전자공학과의 ‘현상 적응형 임베디드 시스템 인력 양성사업’, 철학부의 ‘논리·인성 교육센터 설립’, 태권도학과의 ‘고려인화적인 품새 프로그램’과 ‘새로운 유형의 무예종목개발’이 있다.

·선정된 사업팀, 어떤 혜택 있나?
선정된 사업팀은 학문적 위상 강화, 교육의 내실화 및 졸업생 취업률 제고 등을 통한 해당 학문분야의 비교우위 확보에 매진하게 된다. 사업성과는 각 사업팀이 제시한 자체평가지표와 학교에서 요구하는 필수성과지표를 측정해 평가한다.

지원 금액은 사업규모에 따라 5천만원, 1억원, 2억원을 각각 지급한다. 최대 지원액은 2억원이고, 최고 4년까지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해마다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신규사업단과 기존사업단의 사업결과를 평가하고 성과가 미흡한 사업단에 대해서는 사업의 취소, 지원예산 감액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사업팀의 사업계획 중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 사업계획의 수정과 사업비 조정도 권고하고 연석회의를 통해 사업실행 방안을 협의한다.
기획정보처는 특성화를 통해 2020년까지 20개 학문분야를 전국 상위 10위내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선정기준은 무엇?
신청은 학부(과)분야와 대학원분야로 나뉘며 학부(과)분야는 학과단위로, 대학원분야는 교수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대학원분야는 산학협력, 교육심화, 국제화역량강화 등의 주제를 가지고 교수들 간에 사업을 구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부(과)분야와는 달리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심사위원회에서는 사업팀이 제출한 시행계획서를 ‘영역별 심사지표 및 배점기준’에 따라 2차례에 걸쳐 심사한다. 먼저 학부(과)분야의 경우 1차에서는 총장이 임명한 8명의 교원을 심사위원으로 구성해 최근 3년 동안의 졸업생 취업률, 교내외 장학금 수혜실적, 전임교원 확보율 등 현재의 비교우위경쟁력뿐만 아니라 사업계획의 우수성, 적절성, 실행가능성, 성과 및 기대효과 등 미래의 비교우위경쟁력도 함께 평가한다. 1차에서 선정된 상위 50%의 사업팀을 대상으로 2차에서는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별도의 심사위원회가 자체성장역량 등을 심사하게 된다.

대학원분야의 경우 재학생 수 및 석·박사 배출실적, 교육 프로그램의 차별성 등 현재의 비교우위경쟁력과 사업계획의 우수성, 적절성, 실행가능성, 기대효과 등의 특성화 계획을 1차에서 평가하고 전문화된 인력 수요 증대 등을 2차에서 심사해 최종 사업팀을 선정한다. 기획정보처에서는 사업내용을 심사할 때 교육의 내실화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경석(스페인어중남미학·전임강사)교수는 “우리과는 올해 신설되어 최근 3년 동안의 졸업생 취업률, 교내외 장학금 수혜실적 등의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특성화 지원사업’을 신청하고 싶어도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이대주(산업시스템공학·교수)K-UP전략기획단장은 “객관적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도 사업내용만 좋다면 신설된 학과라 하더라도 사업팀으로 선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점
‘특성화 지원사업’이 학부(과)의 경쟁력 향상과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몇 가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
첫째, 우리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부제가 학과별 특성화의 효과를 감소시킬 소지가 있다. 이를테면 ‘특성화 지원사업’은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1학년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박상원(에너지환경과학·부교수)환경대학장은 “우리대학이 학과제라면 능력 있는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겠지만 학부제이기 때문에 특성화 사업을 신청할 동기부여가 잘 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둘째, 신청 시기를 놓치거나 사업계획이 부족해 사업팀으로 선정되지 못하거나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 있어 신청을 하지 않는 학부(과)들도 있다. 임경수(기독교학과·조교수)기독교학과장은 “현재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 있기 때문에 ‘특성화 지원사업’의 참가여부는 좀 더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많은 학과들이 ‘특성화 지원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특성화 지원사업’을 신청하지 않은 한국어문학과, 사학과, 문예창작학과, 미국학과, 신소재공학과 등의 학과에서는 조만간 팀을 구성해 학과의 특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 심사위원회와 사업팀선정의 투명성문제이다. ‘특성화 지원사업’을 신청한 바 있는 A학과장은 “사업팀 선정 후,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아 사업팀 선정 결과가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선정 과정이 투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특성화 지원사업’은 같은 단과대학 안에서도 경쟁을 일으켜 학과 간의 단합을 저해 할 가능성이 있다. 사업팀으로 선정되지 못한 학과들은 경쟁력을 키워가는 선정된 사업팀을 보며 경쟁심을 느끼고 쉽게 화합하지 못할 수 있다. B학과장은 “‘특성화 지원사업’은 우리대학 몇몇 학부(과)의 특성화를 위해 대부분의 학부(과)가 희생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선정팀이 특정 학부에 몰려있어 학부마다 지원액의 편차가 매우 크다. 앞으로 경쟁력, 학부(과)의 발전 등 학교지원의 모든 분야에서 선정되지 못한 학부(과)는 소외감을 느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기획팀 박준태 씨는 “‘특성화 지원사업’을 시행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제원리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좀 더 사업을 추진해가면서 가시화되는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특성화 지원사업’의 본래 취지를 극대화하고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보다 효율적인 홍보와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