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3.6℃
  • 흐림강릉 19.5℃
  • 흐림서울 25.2℃
  • 흐림대전 22.9℃
  • 흐림대구 19.1℃
  • 구름많음울산 17.0℃
  • 흐림광주 22.0℃
  • 흐림부산 18.2℃
  • 흐림고창 22.4℃
  • 제주 20.2℃
  • 흐림강화 20.9℃
  • 흐림보은 21.4℃
  • 흐림금산 22.3℃
  • 흐림강진군 19.5℃
  • 흐림경주시 17.7℃
  • 흐림거제 18.0℃
기상청 제공

[사설] 지역대학 회생 위해 글로컬대학사업 더 살펴야

정부가 지역대학 위기 해소를 위한 정책 중 하나로 ‘글로컬대학 30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살린 세계화를 뜻하는 글로컬은 국제를 의미하는 ‘Global’과 지역을 의미하는 ‘Local’의 합성어이다. 교육부는 담대한 혁신으로 지역의 산업·사회 연계 특화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을 글로컬대학이라 정의하며, 이번 사업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30개 내외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1곳당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4월 18일에는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을 확정해 발표함으로써 정책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다만 정부가 추진해온 교육 정책들을 살펴볼 때 과연 지역대학 위기 대응이라는 취지에 부합할지는 의문이다. 이전에 정부는 대학 정책의 일환으로 반도체 계약학과 정원 확대를 제안했다. 반도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니, 산업 분야와 연계해 취업률을 높이고 대학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2022학년도 전국 22개 대학, 25개 반도체 관련 학과 신입생 충원율을 조사한 결과 강원, 경북 등 전체 지역 대학의 43%가 미달을 기록했으나, 반대로 수도권 대학의 경우 100%에 가까운 충원율을 달성하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전체 대학의 정원을 확대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고려할 때 지역대학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를 우려한 지역대학 총장협의회 소속 총장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해 온 또 다른 사업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사업은 대학 지원의 행정·재정적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 지자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학의 지원이 지자체의 역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은 결국 지자체의 조직 역량이 부족한 경우 대학의 위기가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이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인구 감소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대학과 지자체의 처지는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위험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이미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글로컬 사업에 대해 정부는 뼈를 깎는 혁신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혁신의 방향도 지정되지 않은 채 무작정 혁신 방안을 마련해오라는 것은 교육부의 할 일을 지역대학에게 떠넘기는 형국이다. 전국교수연대회의는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해 “대학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고등교육 전반의 공공성을 파괴할 것이며, 학문 생태계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신입생 감소로 대학 재원 마련에 빨간불이 켜진 지역대학의 입장에서 1천억 원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의 단비이다. 대구지역의 사립대학으로써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우리 대학도 글로컬대학 30사업 지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국내 지역대학에게 이번 사업은 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이미 시행 중인 일부 대학 교육 관련 정책들에 대해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사업 시행 전인 지금, 정부가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정책을 보완해 글로컬대학 사업이 진정 지역대학의 구명줄이 되길 바란다.





[교수님추천해주세요]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캠퍼스에 낭만이 사라진 지 까마득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최근의 한 조사를 보면 많은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랑ㆍ우정ㆍ사회 같은 고전적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문학이 교양소설이다. 오늘은 한국 교양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이다. 80년대 초에 나온 이 소설은 70,80년대 한국 대학생들의 외적·내적 풍경을 여실하게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요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 대학사의 중요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영훈은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형에게 얹혀살면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적 욕구가 강하여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다. 그 지력을 바탕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마침내 명문대에 들어간다. 그러나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깊은 회의에 빠진다. 생각했던 대학공부가 아니다. 2학년 때는 학과공부는 포기하고 문학 서클에 들어가 문학에 심취한다. 천 권의 책을 독파하고 소설이나 비평문도 거침없이 써낸다. 주위의 박수도 받고 시기도 받는다. 그러나 이것도 만족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무엇이든 궁극적인 이유나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삶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