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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정의하는 법 ①] ‘차별금지’ 향한 13년 여정, 이제는 종지부를 찍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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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명대신문>은 두 차례에 걸쳐 차별금지법에 관한 특집 기사를 연재한다. 연재 기획의 명칭 ‘평등을 정의하는 법’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적 시선을 극복하고,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다. 또 하나는 말 그대로 평등을 정의하기 위한 법률 규정, 즉 ‘차별금지법’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첫 번째 순서는 대한민국의 차별 실태를 알아보고 차별금지법에 덧씌워진 악의와 편견을 걷어내 해당 법안의 내용과 도입 필요성을 살펴본다. 두 번째 순서(11월 16일 발행 예정)는 지역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조명하고, 학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수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바라는 차별금지법이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한다.

- 엮은이 말

 

7수 끝에 재도전, 차별금지법

성별·장애인·국적·피부색·성정체성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지난 13년간 일곱차례 발의 시도…

주류 기독교계 반발로 번번이 퇴짜

 

어디에나 존재하는 차별

국민 10명 중 7명, “우리나라 차별 심각”

직장, 학교 등 일상 곳곳에서 벌어져

특히 성소수자들에게 가혹하게 작용

 

차별금지법이 다수자 역차별? NO

차별금지법은 ‘불합리한 차별’ 금지하는 법

표현의 자유·종교의 자유 침해하지 않아

국민 10명 중 9명은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의안번호 2101116, 차별금지법이 또다시 우리 앞에 섰다. 2007년 정부에 의해 최초로 입법이 시도된 이 법안은 21대 국회 들어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인종, 출신국가, 출신민족, 국적, 피부색, 성정체성, 성적지향 등 차별금지 사유를 규정하여 개인의 정체성을 이유로 고용, 재화와 용역, 교육 훈련, 행정서비스 등에서의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는 법안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벌써 13년째 표류 중이다. 차별금지법을 제정 시도할 때마다 이에 반대하는 주류 기독교계의 맹공이 쏟아지는 탓이다. 이번이 일곱 번째 시도인 차별금지법 제정은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국회 청원은 이미 지난 7월 약 2주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국회의원 사무실에는 수십, 수백 통의 전화와 문자 폭탄이 날아든다고 한다.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언어가 평등과 정의의 원칙을 압도하는 사이, ‘존재하되 인정될 수 없는’ 소수자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 성별·장애·인종·성정체성…차별은 어디에나 있다

 대한민국은 차별에 얼마나 민감할까?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4%, ‘심각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46%로 나왔다. 차별 정도에 대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69.1%였고, 심각하지 않다는 의견은 30.8%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6명 정도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곧 차별의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는 듯하다. 차별 실태를 조사한 여러 통계자료를 검토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범주의 차별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직장 내 성차별 현황을 조사해보니, 참여자 1천205명 중 ‘직장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려 83%(1천2명)에 달했고, 여성의 경우 87%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해 남성(67%)에 비해 성차별을 겪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차별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만6천여 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사 대상자 79.9%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인식한다고 답했다. 장애인 2명 중 1명은 학교에서 또래학생으로부터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고, 취업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도 30.9%에 달했다.

 

 이주민에 대한 인종차별도 빼놓을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실태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법제화 연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민 10명 중 7명은 한국 사회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참여한 이주민 310명 은 언어적 비하(56.1%), 사생활 간섭(46.9%), 기분 나쁜 시선으로 쳐다보기(43.1%) 순으로 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얼마 전에는 방송인 샘 오취리 씨가 의정부고 학생들의 흑인 분장(블랙 페이스)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가 되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소수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에 따르면 구직 경험이 있거나 현재 구직활동 중인 동성애/양성애자 등은 619명 가운데 13명(2.1%)은 성정체성을 이유로 입사가 취소되거나 채용이 거부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성소수자 A씨는 “면접에서 독신의 이유를 캐묻기에 커밍아웃을 했지만 결국 채용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의 27.8%는 채용과정에서 외모, 복장, 말투, 행동 등이 남자 혹은 여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반응이나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한 이들도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 응답자 41.7%는 직장 내에서 본인의 성정체성으로 인한 따돌림, 협박, 반복적 지적, 비난, 조롱, 물품훼손, 신체적 폭력, 성희롱, 성폭력 중 어느 한 가지라도 경험함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성별표현(겉으로 드러나는 성별 모습)이 불일치하는 경우에는 69.8%가 괴롭힘을 당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직장인 B씨는 “머리가 짧고 보이시(중성적)한 옷차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레즈비언이라는 오해를 받거나 ‘남자이고 싶냐’, ‘허세를 부린다’ 등의 언어적·정신적 폭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 차별금지법=동성애 독재?

 주류 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우리의 미풍양속을 해치며 장기적으로는 교회를 파괴하여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이들은 차별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고 다수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대표 주요셉 목사는 “어떤 사람도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싫으면 싫다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헌법이 모두에게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이며 우리의 기본권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다수를 역차별하고,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망국적 악법’일까?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10인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은 일명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불린다. 차별에 해당하는 사유를 24가지로 세분화하여 이를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헌법이 추구하는 평등의 이념을 실현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차별금지법은 6쪽에 걸쳐 차별금지의 객체와 차별을 적극적으로 방지할 책임이 있는 이들을 상세히 규정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차별시정기본계획’을 5년 마다 수립하도록 하여 차별시정정책의 수립 및 달성을 위한 실태조사와 교육훈련, 홍보 등의 조치를 할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차별행위의 고의성, 지속성 및 반복성, 보복성, 피해의 규모 및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행위가 악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통상적인 재산상 손해액 이외에 별도의 배상금을 손해액의 2~5배 사이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해 징벌성을 높였다. 한편 차별행위의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에 관한 진정을 제기할 수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시정권고를 받은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 및 시정명령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도 있도록 했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은 주류 기독교계의 주장과는 달리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개인의 성적 지향, 나아가 성정체성은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따질 영역에 있지도 않거니와, 그러한 정체성을 이유로 개인이 차별적 대우에 직면하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구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주류 기독교계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나아가 다수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 또한 기우에 불과하다. 앞서 살펴보았듯 차별금지법은 ▶고용 ▶재화와 용역 ▶교육훈련 ▶행정서비스 등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므로 개인의 발언이나 ‘혐오표현’은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 본법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물론위 법에 명시된 차별행위를 고용, 재화와 용역, 교육훈련, 행정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행한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 “차별금지법이 굳이 필요해?”

 사실 우리나라엔 이미 차별금지를 선언한 법률이 여럿 존재한다. 가장 큰 틀에서 차별금지를 규정한 법은 ‘헌법’이다. 헌법 제11조 1항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위 법령으로 내려가면 차별금지를 내용으로 한 법률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7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과 같은 해 개정된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2008년에 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연령차별금지법)’, 2014년에 제정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비정규직차별금지법)’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아 2001년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인권위법)’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부분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별 영역을 규정하는 차별금지법이 이미 존재하므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중복 규정이며 따라서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행법만으로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을 억제하기에 부족함이 많다. 인권위법은 인권위의 조직과 권한을 규율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현재 추진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과는 거리가 멀다. 또 현행법상 차별금지를 규정한 법령 대다수도 차별금지의 범위를 고용상의 차별로 협소하게 정의하고 있는 탓에 고용 이외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차별은 구제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유례없이 높은 찬성 여론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6월 23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국민 10명 중 9명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한 줌에 불과한 반대의 목소리가 과대대표 되어 차별금지법 마련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키워드로 보는 세상] ‘동학개미’가 마약 같은 빚에 빠지지 않으려면 ‘영끌’ 주식투자가 대세가 된 시대 탐욕에 눈멀어 빚에 허덕이는 일 경계해야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30조 9천899억 원, 58조 5천543억 원, 58조4천236억 원. 최근 몇 달 사이 천문학적인 돈이 일반 공모주 청약에 몰렸다. 주식 광풍의 시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내는 것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돈을 모아) ‘주린이’(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어린이)의 모습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시작은 지난 3월이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덮치자,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멈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 코스피는 1400선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1997년 외한 위기,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 등 두 차례의 위기 상황을 보며 경제는 다시 반등한다는 것을 학습했다. 경기가 안 좋으면 미래를 대비해 현금을 쓰지 않고 모아놓는 것과 반대로 주식을 사 모았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급하게 팔아 값이 떨어진 국내 주식을 수집했다. 코스피는 마침내 바닥을 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