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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과 함께 걷다, 대구올레

자연과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여덟 가지 길



올레란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제주도의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한 도보여행 코스인 올레길은 2007년 9월, 제주도에 제1코스가 개발된 이래로 전국적으로 도보여행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팔공산에도 이정표를 따라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올레길이 있다. 팔공산 올레길은 2009년에 개방되어 총 8개의 코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각 코스마다 2~3시간이 소요된다. 사계절 내내 변화하는 팔공산의 계곡과 나무, 곳곳에 숨겨 있는 문화유적지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팔공산 올레길에 대해 알아보자.


● 우리지역 명산, 팔공산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산인 팔공산은 해발 1,192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봉과 서봉을 거느리고 있는 산이다. 팔공산의 원래 지명은 우리말로 곰뫼, 즉 웅산(熊山)이었으나 후에 팔공산이라 불리는데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명명설이 있다. 통일신라 말기 공산전투에서 왕건을 대신해 신숭겸을 비롯한 여덟 장수가 순절했다고 해서 유래된 설, 여덟 고을에 걸친 산이라고 해서 유래된 설이다. 또한 팔공산에는 동화사와 은해사, 고려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다는 부인사, 그밖에 파계사, 송림사 등의 유수한 가람과 1백50여개의 사암이 있다. 관봉의 석조약사여래좌상(갓바위)를 비롯한 6군데의 약사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수많은 불상과 부도, 탑 등의 문화재가 있다.


● 팔공산 올레길 8코스

1코스 – 북지장사 가는 길

‘북지장사 가는 길’은 시인의 길에서 시작해 돌집마당과 방짜유기박물관을 지나 북지장사까지로 연결된다. 소요시간 2시간 내외로 올레길 중 가장 짧고 평탄하며 사계절 내내 볼 수 있는 소나무숲이 특징이다. 시인의 길에서 길 가장자리에 늘어선 바위들에 새겨진 윤동주, 김춘수 등 시인들의 시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방짜유기박물관이 보인다. 전국 유일의 방짜유기를 테마로 한 방짜유기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유기장 이봉주 선생의 방짜유기 2백75종이 주요 소장품으로 전시돼 있다. 평지길을 걷다보면 1코스의 종착지인 북지장사가 보인다. 북지장사는 485년 극달 화상이 창건했으며, 통일신라 후기 석탑의 하나인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6호 삼층석탑 2기와 평면구성의 건축적인 묘미를 보여주는 보물 제805호인 대웅전을 감상할 수 있다.

2코스 – 한실골 가는 길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지나 소원만디, 전망대, 용진마을,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를 거쳐 파계사까지 이어지는 ‘한실골 가는 길’은 팔공산의 산세를 훤히 내다볼 수 있는 코스다. 홍살문에 들어오면 왕건과 신숭겸 장군의 일화가 담겨있는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만나볼 수 있다. 927년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 견훤의 전투에서 왕을 가장하여 전사할 때까지 싸운 충신 신숭겸 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올리는 표충사, 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비석 충렬비, 순절단(표충단)과 순절비, 표충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소원만디가 보인다. 팔공산의 경치를 만끽한 후 다시 이정표를 따라가면 돌담에 쌓여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의 입구가 드러난다. 앞 언덕을 올라 걷다보면 파계사에 도착하는데, 804년 심지왕사가 창건한 절인 파계사에는 숙종이 잉태를 기원해 백일기도가 끝나는 날 영조가 태어났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3코스 – 부인사 도보길

3코스는 정겨운 시골마을 길로 오르막이 이어지는 ‘부인사 도보길’이다. 미곡동에서 시작해 팔공와송 갈림길, 용수교, 용수동 당산, 부남교, 용수동 노인회관, 농연서당, 독불사, 신무동 입구, 신무동 마을회관, 신무동마애불좌상, 팔공산순환도로 가로수길, 동화사집단시설지구로 이어지는 길로서 3시간 30분 내외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미곡마을 입구의 장승을 지나 올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대구광역시 민속자료 제4호로 지정된 용수동 당산을 만나볼 수 있다. 용수동 당산은 약 3백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민속자료로 가치가 높다. 오르막을 오르면 사대부 대암 최동집이 벼슬에서 물러나 후학을 지도했던 농연서당이 보인다. 농연서당을 지나 신무동에 이르면 대구광역시유형문화재 제18호 신무동마애불좌상이 나타난다. 다시 올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선덕여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부인사를 만나볼 수 있다.


4코스 - 평광동 왕건길

평광동 입구에서 시작해서 평광초등학교, 평광지, 모영재, 재바우농원, 첨백당을 지나 평광종점 정류장에서 끝나는 팔공산 올레길 4코스 ‘평광동 왕건길’은 공산전투에서 패배한 왕건이 도망친 이동 경로를 따라 이어진다. 시작점인 평광동 입구에는 큰 버드나무가 자리한다. 효자 강순항 나무를 지나 평광지를 거치면 신숭겸 장군을 추모하는 모영재와 신숭겸장군영각유허비가 있다. 모영재에서 다시 평광지로 내려와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1945년 해방을 기념해 심은 나무인 광복소나무가 장엄한 자태로 서있다. 소나무 뒤편에는 우효종의 효행과 우명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조선시대 단양우씨의 사묘재실인 첨백당을 볼 수 있다. 첨백당의 당호에는 우명식의 묘가 있는 백전곡을 우러러보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으며, 대구광역시문화재자료 제13호로 지정되었다.


5코스 – 성재서당 가는 길

‘성재서당 가는 길’은 구암마을 입구로 들어가 구암마을 동화천변, 미타사, 내동 보호수(안정자), 삼마산 능선길, 성재서당을 지나 미대동 입구로 나오는 총 길이 6.2km의 코스이다.

성재서당 가는 길은 4백50여년 전 순흥안씨 일족이 모여 살던 내동마을에서 시작한다. ‘내동’이란 마을의 좌우가 산으로 가로막혀 있고 안쪽 자리가 아늑하고 따뜻하게 보이는 형세에서 따온 이름이라 한다. 내동마을을 따라 올라가면 고려조 안유 선생의 후손인 안황이 아끼던 수령 5백여년의 노거수 ‘안정자’를 만나 노거수의 큰 그늘 밑에서 쉴 수 있다.

추원재는 인천사람인 채선용의 후손들이 세운 곳이고, 성재서당은 조선 인조 때 채명보 선생이 학문을 강론하던 곳이다. 약 2백년 전 현동수라는 사람이 개척한 구암마을 옆에는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귀암이라 불리다가 지금은 구암으로 부르고 있다.


6코스 – 단산지 가는 길

‘단산지 가는 길’은 불로동고분군을 한 바퀴 돌고,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영신초중고교, 봉무공원을 지나 단산지, 만보산책로, 단산굴, 봉무정 및 봉무토성을 지나는 길이다. 불로동 고분군은 삼국시대에 조성되었고, 2백13기의 고분이 복원되어 있다. 불로동 고분군을 한 바퀴 돌아서 굴다리를 지나면 봉무공원에 다다른다. 봉무공원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야외공연장, 야영장, 나비생태학습관, 나비생태원 등이 있다. 또한 봉무공원 내 단산지 둘레를 돌 수 있게 조성된 3.9km에 이르는 만보산책로가 있는데, 흙길이 많아 아스팔트길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만보산책로를 지나면 파군재 삼거리가 나온다. ‘파군(破軍)재’는 왕건의 군대가 견훤의 군대에 패배해서 왕건이 군사를 해산시킨 고개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7코스 – 폭포골 가는 길

총 길이 8.2km의 ‘폭포골 가는 길’은 동화사입구 분수대를 지나 탑골 등산로, 깔딱고개, 상상골, 동화사를 지나 폭포골을 왕복하고 동화사 봉황문으로 와서 동화교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다. 출발지인 탑골 등산로는 예로부터 동화사 주변의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인 양진암, 내원암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7코스는 양진암과 내원암으로 가기 전에 염불암 삼거리에서 동화사 쪽으로 내려간다. 동화사로 들어서면 봉서루, 대웅전, 통일대불 등의 불교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7코스는 그늘이 많은 구간이라 여름철에 시원하게 걸을 수 있다. 다만 폭포골 구간은 눈, 비가 온 뒤에는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8코스 – 수태지 계곡길

‘수태지 계곡길’은 총 길이 7.1km로 동화시설집단지구에서 출발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수태지, 너럭바위, 벼락 맞은 나무, 부인사, 팔공산 순환도로 가로수길을 지나 다시 동화시설집단지구로 돌아오는 순환구간이다. 수태지를 넘어 동치골 주차장에서 팔공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을 걸어가다 보면 나무그늘과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수태골 등산로와 부인사 등산로가 만나는 부분에는 벼락 맞은 나무가 서 있다. 부인사는 불교가 번성했던 신라와 고려시대 2천여명의 스님들이 수도하던 곳으로, 팔만대장경보다 2백년 앞섰다는 초조대장경을 보관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 자연그대로 즐기는 올레길이 되길

팔공산 올레길 8코스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밖에도 팔공산에는 1코스와 7코스를 연결하는 1~7 연결코스 ‘인봉넘어 폭포골 가는 길’, 2~4 연결코스 ‘공산댐 오솔길’, 4~5 연결코스 ‘문암산 고갯길’, 8~2 연결코스 ‘능선따라 파계사 가는 길’이 있다. 연결코스는 대부분이 평지가 아니기에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서 지정한 난이도(상·중·하) 중에서 상과 중을 차지한다. 도심이 아니다보니 길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올레길을 나서기 전 충분히 길을 숙지해야 하고, 산길이 많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팔공산공원관리사무소 정인준 과장은 “팔공산은 명산이므로 자연 그대로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철에는 산불의 위험이 많은데, 이용객들이 문화시민의 마음가짐으로 산불을 예방해 우리지역의 소중한 자산인 팔공산을 지켜나가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겨울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벗어나 올레길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오병현 사무국장 인터뷰

“시민의식을 가지고 이용한다면
더욱 발전하는 올레길이 될 것”

환경 문제에서부터 시작된 팔공산 올레길


처음에 올레길은 환경문제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자동차가 점점 많아지고, 환경은 오염되고 있는데 우리지역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걷기 좋은 도시는 살기 좋은 도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시민들이 남녀노소 지정된 코스를 따라 편하게 보행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소개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대구지역 신문에서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를 보면 대구와 관련된 자원 중 대구 시민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장소는 팔공산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시민들은 팔공산을 떠올릴 때 갓바위나 숙박시설, 식당만을 인식합니다. 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상징적인 길을 만들어 팔공산의 다양한 볼거리나 즐길 거리를 소개함으로써 잘못 인식되고 있는 팔공산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팔공산 올레길을 걸어보자


환경문제로부터 시작된 올레길이기 때문에 팔공산 올레길을 선정하기 위해 여덟 코스 모두 환경문제를 가장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첫 번째로는 버스에서 내려 시작하고 종착지에서 다시 버스를 탈 수 있게끔 대중교통을 위주로 하였으며, 두 번째로는 각 길마다 팔공산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역사적 유물을 소개했습니다. 세 번째는 아이들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며, 네 번째로는 올레길 중간에 걷다 힘이 들면 쉬어갈 수 있는 문화 편의시설이 있습니다. 팔공산 올레길은 계절마다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또한 정·역방향 시작점에 따라서도 전혀 다른 길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구시민들이 잠시 도심에서 나와 대구의 자랑스러운 팔공산에서 자연생태와 문화유산을 감상하며 건강하게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 또한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올레길을 소중하게 이용한다면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올레길이 될 것입니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