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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과학계 80년 숙원..액체의 비밀이 풀렸다


KAIST 이정용 교수팀..액체를 원자단위까지 관찰·분석

(대전=연합뉴스) 신현태 기자 = 액체를 원자단위까지 관찰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932년 투과전자현미경이 완성된 이후 1980년대에 고체를 원자단위로 관찰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액체를 원자단위로 분석하는 과제는 전자현미경 발명후 80년동안 과학계가 풀려고 노력해 온 숙원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을 이용해 액체내에서 성장하는 결정을 원자단위로 분석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기술은 액체가 고체로 결정화되는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어 나노크기의 재료 제조, 전지내에서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반응, 액체내에서의 각종 촉매반응 등을 알 수 있다.

혈액속 바이러스 분석, 몸속 결석의 형성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냉동인간의 해동과정에서 얼음이 재결정화하면서 세포가 파괴되는데 이때 진행되는 현상을 분석해 결빙현상을 막아주는 해동기술에 적용하면 앞으로 냉동인간의 부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보다 1천배 가량 높은 분해능을 갖고 있지만 고진공상태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고정되지 않고 즉시 공중으로 분해되는 액체는 관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교수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해 수백 나노미터 두께로 액체를 가두는데 성공했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육각 벌집모양의 한 층으로 이루어져 두께가 0.34nm로 지금까지 합성할 수 있는 물질 중 가장 얇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래핀으로 나노미터 크기의 결정이 담긴 액체를 감싸면 투과전자현미경 안에서 그래핀이 투명하게 보인다. 액체를 감싸고 있는 그래핀은 강도가 매우 뛰어나 고진공 환경에서도 액체를 고정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액체 안에서 원자단위로 백금 결정들이 초기 형성되는 것과 성장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정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액체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과학현상들을 원자단위로 규명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며 "사람의 혈액 속에서 일어나는 유기물이나 무기물의 반응들까지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는 이 교수의 지도아래 육종민 박사(제1저자)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미국 UC버클리대 알리비사토스 교수, 제틀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4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