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길거리의 거지에게 매일 동전을 주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동전을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거지가 물어 보았다. “요즘은 왜 동전을 주지 않으시지요?” “우리 집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 학비를 마련해야 해서요.” 거지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럼 내 돈으로 당신 아이의 학비를 낸단 말이군요.” 매일 주어지는 동전이 처음에는 무척 고마웠을 것이며 그것을 받는 순간 행복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면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고 그걸 받지 못하자 마치 자신의 것을 빼앗긴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 상실감과 분노까지 느끼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엇이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행복은 저 멀리 달아나고 만다.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얻은 미다스왕은 말할 수 없이 기뻤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했던 딸마저 차가운 금덩어리로 만들었을 때, 그는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금이란 행복의 원천이 아니라 그저 하찮은 쇠붙이일 뿐이라고...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미다스왕과 같이 허망된 꿈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자신이 누리는 것들
예술의 전당 디자인미술관 2층 전시실 7월 13일(금) - 12월 30일(일)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8시 아이러니컬하게도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이 별난 전시는 이런 질문과 함께 시작된다. “자신의 손조차 볼 수 없는 완전한 어둠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마련된 일상의 공간들 속에서 관람자들은 실제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탐구자가 된다. 시각이 완전히 배제된 세계에서 청각, 미각, 후각, 촉각과 같은 다른 감각들이 재발견되고 늘 접해오던 일상은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온다.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Dialogue in the Dark(어둠 속의 대화)’는 21개 나라, 130여 개의 전시장에서 개최되어 5백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맞이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새로운 체험’, ‘끝없는 여운이 남는 감동’, ‘삶에 대한 재인식’ 등 관람객들의 호평과 호기심에 이끌려 찾았는데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가 아닌 꽤 신선한 감흥을 맞볼 수 있었던 전시였다. 평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그저 과시하기 위해 자비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는 이들을 온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을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