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바빌론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정의의 전형으로 하고 있었다. 당한만큼 보복하는 것이 정의였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의의 관념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의는 사회적 개념으로써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善)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치를 가질 수 있으나, 실천적 의미를 수반하지 않는 정의는 공허한 것이 되어 버리는 이유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는 지금까지 가장 고전적이고 일반적인 정의론이었다. 그러나 최대 행복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소수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서 존 롤스(John Rawls)는 『정의론』(1971년)에서 공정한 것이 정의(Justice as fairness)라는 주장을 해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 사람들은 자기의 특성에 유리한 것을 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정성 확보는 불가능하다. 롤스는 자기의 특성(지위, 능력, 성격 등)에 관한 정보가 완전히 차단된무지의 베일(vale of ignorance) 즉 원초적 상태(the original position)에서 다수의
일본은 비서구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를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이다. 그러면서도 밑으로부터의 시민혁명 없이 민주주의를 확립한 유일한 나라이다. 지금까지 사실상 정권교체가 없는 것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자민당이 54년간 세계에서 가장 긴 장기 정권을 유지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수수께끼 같은 현상이다. 이번 선거는 일본이 입헌정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이다. 선거를 통한 밑으로부터의 변화 욕구가 정권 교체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옮겨간 이번 사건을 두고 “일본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일본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단순한 정권교체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일본은 좀처럼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못하는) 나라라고 한다. 이를 만고불역론(萬古不易論)이라 한다. 그럼에도 일본은 역사적으로 극적인 변화를 했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2차 대전 후에는 군국주의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했다 이를 외압론으로 설명한다. 즉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의 압력을 통해 변화를 한다는 것이다. 메이지유신은 서양 세력의 식민지화 압력에 대한 반동으로 초래된 것이며, 2차 대전 이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