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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없는 수업?


숙명여대 학생들이 친환경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교수들로부터 보고서 겉장을 받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아냈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웃음이 새어나온다. ‘보고서 겉장 꾸미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부 학생들은 이제 어쩌지’ 하는 생각과, 이어 ‘이런 정도의 노력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이다.

대학사회에서 종이를 아끼는 데는 보다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학교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바로 교수학습지원시스템이다. 교수자는 얼마든지 원하는 게시판을 만들 수 있고 학습자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교수자와는 물론 동료 학생들과도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종이 한 장, 프린터 토너 한 바퀴 돌아가기도 필요하지 않다. 보고서 겉장을 아끼자는 허접한 노력에 비하면 전혀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어디에 어떻게 쓰고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인가 이다. 아무리 첨단 시스템을 갖추
고 있더라도 인터넷에서 굴러다니는 글들을 긁어와 적당히 짜집기한 것이라면 어디에 올리던 아무 의미가 없다. 학습자의 머리는 그저 지식이 지나가는 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학습활동이 생길 리가 없다. 그래서 어떤 교수님들은 보고서는 반드시 손으로 쓰게 한다던가.

한때 학생들에게 대놓고 야단을 친 적이 있다. 어떻게 글쓰기가 휴대전화 한 화면 채우는 80바이트 수준이냐고. 그런데 필자도 크게 잘못 알고 있었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중 적지 않은 경우가 소위 이모티콘으로 점철되어 크기마저 10바이트도 안 된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것들이 그나마 일부 대학생들에게는 유일한 글쓰기라는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 종이 걱정, 토너 걱정할 필요 없는 교수학습지원시스템의 게시판이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학기말이 되면 여기저기 쌓이는 시험지, 보고서 처리에 고심하지 않아도 되고, 클릭 몇 번만으로 그리운 옛 제자들의 흔적을 온전히 찾아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글쓰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글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수, 학생들이 함께 밤늦게까지 게시판을 지키더라도 말이다. 이것이 진정한 친환경 운동이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