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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학부제 규제 전면 완화

우리 대학도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되나?


새 정부가 ‘학생 모집단위 광역화 규정’을 폐지했다. 10년 넘게 시행돼 온 학부제를 없애고 신입생 모집을 대학의 자율에 맡긴 것이다. 몇몇 대학들은 현재 학과별 모집제 부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제는 학문의 영역이 지나치게 세분화될 때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학문의 성격이 비슷하거나 보완적인 학과들을 통폐합함으로써 대학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문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도모하고자 입안된 제도이다. 현행 학부제는 입학 시에 학부 또는 계열별로 학생을 선발하고 1년 내지 2년의 탐색과정을 거쳐 다시 전공학과를 선택한다. 이러한 학부제가 도입된 배경에는 대학 적령 인구의 감소, 실용적이고 유용한 지식 생산 요구, 대학교육 참여 동기의 다양화, 대학의 사회적 책무 증대 등이 있다.

1994년 교육부는 <학과 통합정책 추진계획>에서 ‘우리나라 대학은 너무 학과가 세분화되어 있어 고등교육 투자의 비효율을 초래하며 학과별 교과과정 편성에 따른 경영의 비효율성, 학과 간의 폐쇄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학과 통합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정책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1999학년도부터 학생 모집 단위를 기존의 학과 중심에서 2개 이상 학과를 묶어 복수 학과나 학부, 단과대 별로 모집하는 ‘모집단위광역화’를 원칙으로 규정했다. 이러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성격에 대해 교육부는 강요가 아닌 대학의 자율적 의사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그러나 교육부가 우수대학 재정지원에 학과 통폐합 실적을 평가요소로 반영함으로써 실제 각 대학들은 학부제 도입을 자율이 아닌 강요로 인식했다. 그 결과 자율적인 학내 합의에 채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부제를 도입한 여러 대학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과 갈등이 있었다. 이러한 학부제에 대한 내부의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부분적으로라도 학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부가 현행 학부제 관련 규정을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빠르면 2009학년도부터 학과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려대와 연세대는 입시정책 전반을 검토하는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학과제 전환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연세대는 현재 계열별 모집이나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할 때 그 선발과정과 학과별 커리큘럼, 학부대학 운영 방안 등을 논의 중에 있다. 또한 고려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부제와 학과제가 함께 공존해 과별 특성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중이다.”라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모집단위 변경을 전담할 기구를 구성하진 않았지만 학내여론을 수렴중이라고 했으며, 성균관대는 이달 9일 열리는 국제심포지엄에서 학부제의 성과를 토론할 기회를 마련해 향후 운영방안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렇다면, 지역 대학의 추세는 어떨까? 지역 대학은 신중하게 고려중인 분위기이다. 우리대학과 같은 지역에 있는 경북대와 영남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남대 교육기획팀 관계자는 “학부제 완화 규정에 대한 지침과 기준이 정확히 나오면 그 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 같다. 아직은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외에 충북대는 정부의 대학 자율화 방침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학과단위 모집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또한 충남대도 학과제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에 재학 중인 김예솔(정밀응용화학·2) 씨는 “사람마다 의견 차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학과 공부에 빨리 매진할 수 있는 학과제를 선호한다. 선·후배관계나 학과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학과제면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학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주대는 정부의 방침이 내려오면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제주대도 2010년부터 학과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대학은 아직 학과제로의 전환에 대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무팀 손주옥 씨는 “아직 학과제 전환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2학기가 되면 교육편제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논의가 없는 것은 우리대학의 경우 학부의 개념보다 대학 소속의 개념이 강한 것과 오는 7월에 있을 총장 교체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우리대학은 학부제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학부보다는 ‘사회과학대학’, ‘국제학대학’ 등 대학 위주의 편제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입생 모집에 있어서도 학부 단위로 모집하기 보다는 대학 단위로 모집하는 단과 대학이 많은 등 학부제의 개념과는 또 다른 개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온전한 학부제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부제와는 다른 측면에서 학과제 전환에 대해 바라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오는 7월 6일부로 새 총장이 대학을 운영해 나갈 것이므로 현 시점에서 학과제 전환에 대해 논하기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학부제는 정부에 의해 획일적으로 강제된 정책이고 대학의 순수·기초 학문의 위기를 낳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학과제는 비인기학과를 양산해 존폐위기로 내몬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교육시장의 여건에 따라 학부제의 장점과 학과제의 장점을 접목해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이 필요한 일부 전공의 경우 현행 학부제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 학부제 하에서 전공별 경쟁 속에 폐지가능이 있는 일부 전공의 경우 전공 폐지 전 학과제 전환이라는 유예기간을 설정해 회생의 기회를 주는 것도 학문의 다양성 추구라는 측면에서 고려해 볼 일이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