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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율(調律)

1992년도 대학시절에 언더그라운드 가수 한영애가 발표한 ‘조율(調律)’이라는 노래가 유행을 했었다. 조율이라는 한자어는 ‘표준음에 맞게 조정함’이라는 뜻이지만, 오늘날 영어에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튜닝’이라는 표현이 좀 더 이해가 쉬울 수도 있다. 현악기는 사용하고 시간이 지나다가 보면 줄이 늘어나서 원래의 음을 내기가 어려운데, 조율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원래의 소리를 내게 된다.

 

노랫말에 보면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 텐데’라는 구절이 나온다. 노랫말의 행간의 의미를 살펴보면 우리 삶은 원래 미움, 고립, 충동, 외로움이 아닌 용서, 위로, 인내 그리고 편안함 이였던 것 같다. 아마도 작사가는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면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해서 공존에서 경쟁으로 변모해 버린 그 시대상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이제 갓 스물을 넘은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준비가 되질 않았는데,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를 맞아 줄 사회도 코로나, 전쟁,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서 그들의 현실도 녹록하지가 않다.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그들도 변화를 원하고, 그 변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를 갈망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나의 가치관이나 적성에 관계없이 세상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흔들릴 때가 많다. 그래서 사회에 진출하고도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가 않다. 나의 준비된 내면과 나아가는 외면이 잘 조율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부지런히 자신을 성찰하고 맞이할 환경을 이해하고 최선의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이 귀찮고 지친다고 해서 게을리 하거나 허투루 하면 안 된다.

 

어쩌면 인생은 끊임없는 조율의 과정을 거치면서 살아가는 여정인 것 같다. 어떤 이는 악기의 음(音)이 달라졌음을 즉각 알아채고 조율을 하지만, 어떤 이는 무감각하게 살아간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상황에 비유하자면,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 아직도 프리(pre-) 코로나 시대에 조율했던 악기를 들고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시대에 필요로 하는 오케스트라에 나의 악기는 올바른 음을 낼 수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내가 잃어버린 내면이 무엇인지, 내가 간직했다가 잠시 망각했던 꿈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내 삶은 어떻게 다시 조율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쩌면 내 내면의 삶과 내가 요구 받는 외연의 삶이 달라야 할 수가 있다. 그래서 고민이 필요하고 이것이 조율이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